'지카 감염' 모기, 알 낳아 바이러스 전파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사진=AFP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가 알을 낳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IT(정보통신)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로버트 테쉬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유행병학자의 연구팀은 이날 국제학술지 '위생열대의학 미국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ene)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를 낳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흰줄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로 구성된 총 200마리의 암 모기에 지카 바이러스를 투입했다. 이후 이 모기들이 알을 낳았을 때 알에도 지카 바이러스가 옮겨갔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흰줄숲모기가 낳은 알은 290개 중 1개마다 지카 바이러스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숲모기의 알은 전부가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버지는 이번 실험이 모기가 살기 어려운 추운 날씨나 알을 낳는 건조한 날씨에도 지카 바이러스가 살아남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해 67개 나라와 지역에서는 모기에 의해 지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모기에 대한 통제가 지카 바이러스를 막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버지는 전했다.

같은 날 지카 바이러스를 치료할 후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플로리다주립대 등 공동연구진은 이날 지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감염되더라도 정상 세포를 죽지 않게 보호하는 물질을 찾았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약품과 현재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인 약물 등 6000여개의 물질을 확인한 결과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가 신경세포 등 뇌세포에서 지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보호하는 '엠리카산'(Emricasan)과 니클로사마이드를 함께 사용하면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은 최근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등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에 물려 생기는 감염성 질환이다. 감염자가 아이를 낳을 경우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소두중을 유발한다. 소두증이 있는 아이는 뇌 질환과 시‧청각 손상 등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