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中석유업계 …중국 경제 암운 드리우나

중국 석유업계가 추락하고 있다. 3대 국유 석유업체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PetroChina, 페트로차이나),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Sinopec, 시노펙)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전년대비 약 80% 급감해 역대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사의 부진이 중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유전개발을 담당하는 페트로차이나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전년대비 98% 급감했다. 휘발유 및 화학제품 판매가 주력인 시노펙은 순익이 22% 줄었다. 해양유전개발을 펼치는 CNOOC의 경우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까지 이어진 저유가 추세와 중국의 경기둔화가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페트로차이나에 따르면 상반기 실제 원유 판매가는 평균 36.5% 하락했다. 이 때문에 유전개발 및 원유생산 등 업스트림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을 뿐더러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수요 역시 부진했다.

2014년까지 적극적으로 펼쳤던 해외투자의 결과가 실패로 귀결된 점도 악재가 됐다는 평가다. CNOOC은 2013년 캐나다 석유업체 넥센에너지를 151억달러(약 16조8908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넥센의 실적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계상한 감손비용만 103억위안(약 1조7212억원)에 달한다. 페트로차이나의 경우 아프리카 수단에 100억달러(약 11조1750억원)를 투자해 유전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지속된 내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유럽 석유업체들과 달리 해외광구에 대한 감손처리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때문에 이들 3사가 수조엔에 이르는 잠재적 손실 위험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상황은 나아지기 힘들 것이란 점이다. 기업들의 생산활동 둔화로 3사는 파이프라인 증설, 유전지분 인수 등에 투입하는 투자 규모를 고점대비 최대 절반 가량 축소할 방침을 세웠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3개사의 고용인원은 약 260만명으로 토요타자동차의 8배 수준이다. 관련기업까지 포함하면 고용수는 일본 자동차업계의 두 배 수준인 1000만명에 육박한다.

국유업체인 이들은 이전까지 안정고용을 중시해왔지만 더 이상은 감원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사을 중심으로 한 중국 석유산업이 GDP(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구조조정은 곧 중국 경제에도 큰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대비 70% 증가했다. 판매단가가 하락한 만큼 손실을 메우기 위해 수출물량을 늘린 것이다. 왕이린(王宜林) 페트로차이나 회장은 에너지제품 수출을 "점차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로 인해 국제 시세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