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편성 의무? 시도교육감 "받아들일 수 없어"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이재정(가운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과 교육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누리과정 추경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교육부가 내놓은 2017년도 예산안을 보면 누리과정 지원을 둘러싼 논쟁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누리과정 예산 의무 편성을 위해 '지방교육정책지원특별회계' 항목을 신설했지만 이를 뒷받침 할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도교육감들은 이미 올초에 관련 법안 통과를 추진한 여당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상태다.

3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도 예산안에는 유아와 초중등교육 예산 중 누리과정 지원금이 포함된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 항목이 신설된 것이 눈에 띈다. 해당 항목 예산으로는 5조1990억원이 책정됐으며 이 중 누리과정 지원금으로는 3조8294억원이 잡혔다.

정부와 여당은 해당 예산 항목을 신설하기 위해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안' 통과를 추진한 바 있다.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은 만 3~5세 무상보육인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자 교육부가 이를 막기 위해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법안은 19대 국회가 끝나며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교육부는 2017년도 예산안에 특별회계 항목을 포함시키고 또 다시 "지방교육재정 책임성 강화"를 언급하며 시도교육청들이 누리과정에 쓸 돈을 교부금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시도교육감들은 이미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3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분명히 '특별회계 항목을 추진하는 여당의 입장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번 특별회계 항목 신설은 누리과정 예산 부족에 대한 근본적 원인 해결 없이 편성을 시도교육감에게 떠넘기는 처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