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 1년 만에 증가…한은 “건전성 이상 없다”

서울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세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내 은행들이 해외 단기 차입금을 늘린 영향으로 만기 1년 미만 단기외채가 증가했다. 다만 내국인들이 해외에서 회수할 수 있는 대외채권 규모도 동시에 늘어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채권은 7495억달러, 대외채무는 3918억달러로 3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188억달러, 25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잔액은 3578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채무는 지난해 6월(93억달러 증가) 이후 1년 만에 증가했다. 만기 1년 미만 단기외채 잔액은 1068억달러로 3개월 전보다 27억달러 증가한 반면, 장기외채는 2억달러 감소한 285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8.9%로 3월말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7.3%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금융위기 발생시 안정성을 나타내는 척도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단기외채 상환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통 만기 1년 미만 회사채, 차입금 등 단기 자금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비율이 낮을수록 대외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1997년말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은 657.9%에 달했다. 이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행한 2008년 9월말 79.3%를 기록한 뒤 점차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28%대를 유지했다.

6월말에는 이 비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대외건전성은 문제가 없다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유병훈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가 소폭 증가했지만 준비자산 대비 비율이 29%대를 유지하고 있어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와 함께 올 2분기 내국인 해외투자, 외국인투자도 모두 증가했다.

6월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은 1억1938억달러, 대외금융부채는 9597억달러로 3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260억달러, 47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Net IIP)은 2341억달러로 집계됐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뒤 증가세가 이어졌다.

유 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국내로 유입된 자금을 해외로 재투자하면서 대외투자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분기 대외금융자산 증가액 가운데 실제 투자가 증가한 규모는 282억달러였으나 주가하락 및 환율절하 등 비거래요인으로 21억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외금융부채는 3개월 전보다 47억달러 증가했다. 실거래는 83억달러 증가했고, 환율 등에 따른 비거래요인으로 36억달러 감소했다.

이는 최근 국제시장변동성이 커져 주요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나타냈고, 통화가치가 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미국을 제외한 EU(-4.7%), 일본(-7.1%), 중국(-3.2%) 등 주요국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도 1.3% 하락했다. 원화는 달러화 대비 1.0% 절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