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패치' 운영자 잡고보니…"겉과 속 다른 사람 알릴 목적"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한남패치 캡처화면 일부.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 News1

불특정 개인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한 '한남패치' 등 SNS 운영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인스타그램에 불특정 남성의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과 사진 등을 올리고 삭제를 요구하자 협박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협박)로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씨(28·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한남패치'와 '강남패치' 계정에 작성된 사진과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옮겨 공개한 뒤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 등)로 블로그 운영자 김모씨(28)도 입건했다.

양씨는 지난 6월24~29일 인스타그램에 불특정 남성의 사진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폭로하는 이른바 '한남패치'를 계정 3개와 닉네임 11개를 활용하며 운영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유흥업소 종사자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계정으로 알려진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작성된 사진과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옮긴 뒤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가상화폐인 2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낼 것을 요구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양씨는 우울증과 불면·불안감 증세가 있었으며, 먼저 이슈가 된 '강남패치'에 제보된 글을 읽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많다고 느껴 비양심적이고 겉과 속이 다른 남자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이같은 계정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사상 등을 이유로 범행한 것은 아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양씨는 "게시글의 대부분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제보를 받았고, 일부는 강남패치가 보내 온 내용을 게시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양씨는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 글을 올렸을 뿐, 피해자들의 사생활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한 바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양씨는 해외 SNS의 경우 수사기관이 추적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경우 수사기관에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뒤 범행했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 등은 그간 명예훼손에 관해서는 수사에 잘 협조하지 않았으나, 협박이나 공갈의 경우 범죄라고 인식해 수사에 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양씨의 경우 글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남성에게 "가만두지 않겠다, 더 공개하겠다"고 말해 협박죄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에 협박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이용해 인스타그램 측으로부터 접속 IP와 가입자정보를 받았다. 인스타그램 측도 한국에서 문제가 되자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한남패치' 계정을 폐쇄 조치했다.

한편 함께 입건된 김씨는 자신이 개설한 4개 사이트를 모두 가명으로 등록하고, 해외서버를 경유해 접속하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불특정인의 사생활에 대해 허위사실을 무차별로 폭로해 피해를 발생시키는 경우 관련 업체와 협조해 지속적인 차단과 검거를 할 것"이라며 "해외 SNS를 악용하는 경우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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