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합법화한다…1.5톤 미만 화물차 증차 허용

지난 2년간 논란이 됐던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물류협회가 쿠팡의 로켓배송은 '운송사업자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행위'라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정부가 물류사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화물시장 발전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울러 소형화물차 수급조절제를 폐지하고, 물류업계의 숙원이었던 증차도 허용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의 후속조치로 7대 유망 서비스업의 하나인 물류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 방안에 따르면 운송업 업종구분은 현행 '용달·개별·일반' 3개 업종에서 '개인·일반' 2개 업종으로 축소된다. 개인 업종은 1.5톤을 기준으로 소형·중대형으로 구분된다. 일반 업종의 경우 업체의 규모화와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허가기준 차량 최소 보유대수를 기존 1대에서 20대로 높인다.

신규 사업자는 이 같은 기준이 즉시 적용된다. 기존 사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되 사업의 양도·양수는 불허하기로 했다.

주선업은 현행 '일반·이사 주선업'에서 1개의 주선업으로 통합한다. 가맹업은 '(가칭)물류네트워크사업'으로 개편한다. 주선업이란 차주로부터 운송의뢰를 받으면 운송사업자를 물색해 차주와 연결시켜주는 것이고 가맹업은 정보망을 통한 화물 주선이나 운송사업을 말한다.

소형화물차(1.5톤 미만)에 대한 진입규제가 완화된다. 개인(소형) 업종의 택배용 화물차('배' 번호판)에 대해 수급조절제를 폐지하고 신규 허가를 허용한다. 다만 택배용으로 허가받은 차량은 종사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관리를 강화한다.

일반 업종의 소형 화물차(1.5톤 미만)에 대한 수급조절제를 폐지하고 △직영 의무(20대 이상) △양도 금지 △톤급 상향 금지 등의 조건을 만족할 경우 자유로운 증차 및 신규 허가를 허용한다.

신고 기간 주기 단축(5년→1년), 4대보험·갑근세 납입·정자산명세서 확인 등을 통해 직영 여부 관리를 철저히 하고 위반 시 사업자 및 차주를 강력하게 처벌할 계획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종 규제가 철폐되는 만큼 쿠팡과 대기업의 법적 분쟁이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는 소형 화물차 증차에 1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으나 앞으로 20일 정도로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물류네트워크사업은 허가 기준 완화(자본금 10억원·차량 500대(8개 이상 시·도)→자본금 폐지·차량 기준 대폭 완화) 등을 추진한다. 가맹점 차량에 대한 중복가입 금지 및 가맹사업자 상호로의 변경 의무 등의 규제를 폐지한다.

운송업체의 직영을 유도하기 위해 직영 차량이 50% 이상인 경우 일정기간 최소·직접운송 및 실적신고 의무 면제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지입차주(운수회사 명의로 등록된 개인 소유차량 주인) 재산권 침해 방지를 위해 관할관청(시·도)이 변경되는 주사무소 이전 신고 시 지입차주 동의서 첨부를 의무화한다.

일부 양도·양수, 대폐차, 주사무소 이전 시 제출되는 지입차주 동의서는 신고일 기준 1개월 이내에 작성된 경우만 인정(본인 확인)한다. 운송사업자의 번호판 교체(시·도간 양도·양수, 주사무소 이전 시 필요) 거부 시 처벌을 강화하고 관할관청 직권으로 지입차주에 번호판을 교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지입차주의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상 보장되는 계약기간 6년 이후에도 상호 합의 시에만 계약해지를 허용한다. 지입계약 해지로 인한 대폐차 시 지입차주 동의 여부 확인(본인 직접확인)을 강화하고 미동의 시에는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지입전문회사 시장 퇴출을 위해 운송사업자의 최소운송의무 준수기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현행 20%)할 예정이다. 원가 산정 능력이 없는 영세 차주들의 수입 하락 방지 등을 위해 '참고원가제' 도입을 추진한다. 정부·차주단체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 정기적으로 참고원가를 산정·발표할 계획이다.

택배업계에서 용달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 기금은 초기 10억원 적립 후 1년에 5억원씩 3년간 추가 적립할 예정이다. 기존 택배차량의 퇴출을 방지하기 위해 택배업체 소유차량 양도 제한, 기존 계약운송 차량 퇴출 방지 등의 내용을 포함한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영세 사업자들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개인(소형, 중대형) 업종의 별도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반 손해보험사 대비 70~80% 수준의 보험료 책정이 가능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자가용 유상운송 신고 포상금 상한(10만원) 폐지하고 지자체·경찰·사업자단체 합동으로 주기적 특별단속 실시할 예정이다. 적발될 경우 즉시 허가를 취소하고 불법증차 적발 차량에 대한 주사무소 이전과 양도·양수를 금지한다. 선의의 피해를 입은 지입차주를 구제하기 위해 6개월간 임시허가를 부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택배를 위해 운영되는 차량은 총 4만5000대로 이중 1만3000대가 자가용 차량"이라며 "이번 방안으로 자가용 차량이 영업용 택배차량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동량 증가에 따라 연간 5000여대의 택배차량이 증가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