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공공임대 관리업무 민간개방 제동…입주민 동의 의무화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장기공공임대주택의 관리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의무적으로 입주민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공공임대주택 관리업무 민간개방에 대비해 주거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 소속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30년 이상 임대할 목적으로 건설 또는 매입한 임대주택으로 영구임대, 국민임대 등을 말한다.

법안은 LH가 장기공공임대주택의 관리업무 민간위탁시 입주민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구하도록 했다. 관리업무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임대보증금 및 관리비 등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입주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장기공공임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독거노인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주거공간”이라며 “민간개방에 따른 과도한 비용인상 부담을 최소화해 주거약자인 입주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초 정부는 기업형 임대사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LH의 공공임대주택 관리업무를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민간에 전면 개방키로 해 논란을 빚었다. 민간개방에 따른 주거비 상승을 우려한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대규모 반대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 반발한 것.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공공성이 높은 영구임대주택은 민간개방 대상에서 제외하고, 국민임대주택은 외부용역을 통해 민간개방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아울러 용역 결과 민간개방이 결정되더라도 입주민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과정도 거치기로 했다. 이번 법안은 사실상 당정협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김 의원은 “공공성이 높은 장기공공임대주택은 공공이 기본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법 제정을 통해 민간위탁 시 주민동의를 구해 입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