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한진해운 관련주의 희비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의 '매파적(금리 인상 지지)' 발언에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31일 한진해운 (12원 ▼26 -68.4%)의 법정관리 신청이 확정되면서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추가지원 우려 해소로, 경쟁사인 해운주들은 반사이익 기대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반겼다.

반면 한진해운으로부터 터미널 지분 등을 매입한 한진은 향후 손익에 직격탄을 맞게 됐고,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경영하는 유수홀딩스는 전 경영인의 책임론이 재부상하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7위,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은 이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 40분 현재 5.95포인트(0.29%) 내린 2033.79를 기록하고 있다.


◇리스크에서 벗어난 한진그룹주= 추가 지원 리스크에서 벗어난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 한진칼 (55,700원 ▼1,700 -2.96%)은 이날 장중 각각 5.79%, 7.11% 급등했다.

산업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이 전날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한진해운은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큰 부담을 내려놓게 됐다. 전문가들도 지원 리스크를 고려한 할인율이 축소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내 계열사들은 한진해운으로의 자금 유출 단절만으로도 긍정적"이라며 "지금까지 한진해운으로부터 사들인 자산이나 영업권, 상표권, 채권, 지분 등에 대한 손실처리는 불가피하지만 주가에는 해당 손실이 선반영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미국 계열사 한진인터네셔널코퍼레이션(HIC) 지원가능성, 항공기 도입 등으로 자금 소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한진, 한진칼은 매입 자산들이 양질의 자산으로 평가돼 등급전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리스크 해소 요인을 반영해 대한항공은 3만9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한진은 4만3000원에서 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리기도 했다.

◇반사이익 기대하는 해운주= 해운주도 동반 강세다.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반사이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현대상선 (15,500원 ▲840 +5.73%)(16.15%), 흥아해운 (3,220원 ▲285 +9.71%)(9.41%), 팬오션 (4,015원 ▲60 +1.52%)(5.69%) 등이 장중 최고 16%까지 올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에도 49개 컨테이너 노선을 운영하던 팬오션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운영 노선이 정리돼 연근해 선사들의 수익성이 상승했다"며 "한진해운과 중복 영업을 하던 현대상선과 흥아해운이 각각 원양노선과 연근해 노선에서 추가 화주를 확보하는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한진해운의 선박,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퇴출 예상 한진해운, 전 경영인 책임론 재부상= 한진 (20,850원 ▼450 -2.11%)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경영하는 유수홀딩스 (5,400원 ▲30 +0.56%)는 이날 장중 각각 6.26%, 19.95%까지 떨어졌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실적 하락 리스크를 안게 됐다.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한진해운신항만(부산소재 컨테이너 터미널)이 올해 상반기 한진 영업이익의 82%를 기여하며 실적개선에 큰 역할을 했는데 한진해운신항만 매출의 50~60%가 한진해운관련 물량이기 때문이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한진의 영업이익은 반토막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수홀딩스는 전 경영인의 책임론이 재부상하며 부담이 커졌다. 최 전 회장은 2006년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하자 이듬해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권을 승계받아 급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해운업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