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국토부-서울시 갈등 2라운드(상보)

용산공원 조감도 / 사진제공 =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용산공원 개발과 관련해 또 한번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5월 용산공원 개발콘텐츠 선정안을 놓고 충돌한 지 3달 만이다. 이번에도 서울시가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고 국토부는 '시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주도의 용산공원 추진 일정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원순 시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조성사업은 성급하고 일방적으로 이뤄진 반쪽짜리 공원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용산공원이 국가적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선 시민과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원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고 제대로 된 현황조사 없이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용산공원 면적 중 정부가 선점한 부지는 93만㎡, 미군 잔류부지는 22만㎡으로 전체 면적의 32%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선 미군이 이전하더라도 공원이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만큼 기지 주변을 포함한 전체 358만㎡을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박 시장은 "국토부는 개략적인 현황자료만으로 미군기지가 이전되기 전에 기본설계를 완료하는 데 급급했다"며 서울시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개정하자고 했다.


국토부는 곧바로 반박자료를 냈다. "서울시와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추진 과정에 문제가 없고 향후 계획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정부가 대상지 내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에 대해 조사를 했고 기본설계 과정에서도 부지의 인문·사회적 가치에 대한 검토를 병행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 5월에도 한차례 부딪쳤다. 용산공원의 개발 콘텐츠 선정안을 두고서였다. 서울시는 당시 "선정안이 7개 정부부처의 콘텐츠만으로 구성됐는데 이는 정부부처 개별사업을 위한 '땅나눠주기'식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서울시가 제안한 부지 공동조사 방안 등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관심은 거듭되는 서울시 제안이 관철될 수 있을지다. 서울시의 이번 요구는 특별법을 개정, 공원 개발사업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것인데 국토부는 불필요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특별법에는 용산공원을 민족성과 역사성을 갖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서울시 주장처럼 법을 개정할 사안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관합동 기구인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7년 하반기에 공원 조성계획을 확정·고시할 계획에 변함이 없다"면서 "추진위 정부위원에 서울시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 기구를 통해 시의 입장을 밝히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