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전 세계의 미술·창작공간, 광주에 모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분 개방 1주년 기념 'ACC 네트워크 플랫폼: 아시아-쿨라, 쿨라링'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아트 콜레보레이토리 군도'(2015). 네덜란드에 위치한 두 개의 미술기관을 제외하고 모두 과거 식민권에 위치하고 있는 미술 공간들의 위치와 관계성을 군도로 표현했다. /사진제공=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 부분 개방 1주년을 기념해 시각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모색하는 아시아 대표 창작공간들이 광주로 모여든다.

문화체육관광부 ACC는 한국, 베트남, 인도, 대만 등 아시아 19개국 38개 창작공간이 참여하는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와 북미를 제외한 세계 25개 미술공간 네트워크 '아트 콜라보레이토리'가 함께하는 전시 'ACC 네트워크 플랫폼: 아시아-쿨라, 쿨라링'을 오는 9월1일부터 10월20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2전시관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는 ACC와 아시아 각국의 창작 공간 간 협력을 통해 관계망을 구축하는 국제교류사업의 하나다. 2012년 시작한 이 사업은 올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 공간들까지 참여의 폭이 확대됐다. 전시와 회의를 통해 근·현대 예술의 역사와 서술의 관점을 벗어나 아시아적 사고와 관점에서 예술을 살펴볼 계기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는 '쿨라-바자르(Kula-Bazaar)' '쿨리아나(Kuleana)' '가네샤(Ganesha)' 등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쿨라'는 태평양 남부, 오스트레일리아 동북쪽 섬을 통틀어 이르는 멜라네시아 지역 인근 원주민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원정 형태의 거대 교역제도다. ACC는 이번 프로젝트를 이 '쿨라'에 빗대 살펴봄으로써 아시아 창작공간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교류하며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쿨라-바자르'는 시장이라는 특성을 살려 원형으로 전시공간을 배치하고 수평적 관계와 각 참여공간의 균형을 돋보이게 기획됐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문화상품도 판매된다. 책임을 수반한 관계적 자율성이라는 뜻을 가진 하와이 말에서 이름을 딴 '쿨레이나'에서는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19개국 25개 미술공간이 4년 간 공동작업을 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군중의 지배자라는 뜻을 가진 신의 이름인 '가네샤'에서는 인도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가네샤를 통해 인도와 한국의 문화를 연결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네팔과 한국 작가들이 협업을 통해 제작한 '가네샤' '창원시장불' '지동신' 등 도상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의 작업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도 상영된다.

ACC 관계자는 "아시아와 전 세계 창작 공간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연결하거나 대표자들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을 넘어서고자 했다"며 "서로를 존중하는 정신으로 연결된 순환의 초석을 만들고자 한 전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