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기록 적힌 청동북, 보물 되다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문화재청이 31일 보물로 지정한 제작연대가 새겨진 우리나라 최고(最古) 청동북 '함통6년명 청동북'. /사진제공=문화재청

제작연대가 새겨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청동북 '함통6년명 청동북'이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함통6년명 청동북'과 목판 9건 등 10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청동북은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재 보존관리 협력에 관한 협약(2013년)에 따라 국유문화재 지정 확대 차원에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됐다.

경북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 청동북은 신라 경문왕 5년이던 865년 만들었다는 명문이 적혀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제작연대가 새겨진 청동북 중 가장 오래됐다. 북에 적힌 명문은 '함통육세을유이월십이일성내시( )공( )사금구(咸通陸歲乙酉二月十二日成內時( )供( )寺禁口)'와 같다.

청동북은 범종(梵鐘)과 함께 사찰 의식 때 범음을 내는 주요 의식법구로 불교가 전래된 이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북은 지름 31.5cm, 폭 10.5cm의 아담한 크기로 전체적으로 푸른 녹이 고르게 슬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북은 옆면은 두텁고 뒷면은 둥그렇게 입을 크게 벌린 모습으로, 앞면은 불법(佛法)이 퍼져나가듯 굵고 가는 선으로 이뤄져있다. 옆면에는 거의 90도 간격을 두고 세 곳에 고리가 달려있는데, 그 여백에 북의 제작과 관련된 명문이 새겨져있다. 명문은 글씨의 좌우가 반대로 적혀있으며 내용은 제작 연대와 청동북의 이름을 담았다.

한편 이번에 청동북과 함께 보물로 지정된 목판 9건은 문화재청이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진행 중인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사업'의 첫 해인 2014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정됐다. 시기, 명확성, 완결성, 희귀성 등 측면에서 그 가치가 매우 뛰어난 9건의 목판이 보물로 인정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보물로 지정한 문화재가 앞으로 체계적으로 보존 및 활용될 수 있도록 소재지의 지자체, 소유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