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힌 해산물로도 콜레라 감염 가능", 방역당국도 깜짝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사진=뉴스1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60대 남성으로 경남 거제 지역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환자는 앞선 두 명의 환자와 달리 익힌 해산물을 섭취했다. 방역당국은 정확한 감염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3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A씨(64·남)가 세 번째 콜레라 환자로 30일 확진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번 환자는 질병관리본부의 수양성 설사 환자 감시 강화조치에 따라 발견된 경우"라고 말했다.

A씨는 24일 설사로 거제 소재 정내과에 내원해 수액치료를 받았다. 이후 증상이 악화돼 25일 거제 소재 대우병원에서 입원치료 받았으나 심한 탈수로 급성신부전증이 진행돼 26일 부산 소재 동아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집중치료를 받았다. 정 본부장은 "A씨는 완치된 상태로 금일 퇴원했다"고 말했다.

A씨는 조사에서 거제 소재 시장에서 19~20일 오징어와 정어리를 구입 후 자택에서 굽거나 데쳐먹었다고 진술했다. 앞선 두 명의 환자가 각각 수산물을 날 것으로 섭취한 것과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 정 본부장은 "방역당국이 수산물은 익혀서 드시라고 조언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접하고 놀랐다"며 "굽는 정도가 미미한 부분에 콜레라균이 많았다면 이를 통해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힌 해산물을 통한 감염이 의학적으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조리과정에서 조리 도구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있다. 조리용 칼로 정어리나 오징어를 다듬고 불에 구운 다음 다시 해당 칼로 손질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콜레라 감염 원인 가운데 '해수오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선 두 명의 환자가 해산물을 날것으로 섭취했다는 점과 세 번째 환자 역시 익힌 것이지만, 해산물을 섭취해서다.

정 본부장은 "비브리오 콜레라균은 태생이 바다"라며 "거제 앞바다에서 금일 플랑크톤 채집을 위해 배를 띄우려 했지만, 풍랑이 심해 채취를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해수 관련 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세 번째 환자가 방문한 병원들의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접촉자 조사결과, 밀접접촉자인 부인(61세)은 설사 증상을 보였으나 콜레라균 검사 결과 '음성'이었다.

정 본부장은 "접촉자와 환경검체를 포함한 역학조사와 방역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