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지하철 추돌' 서울메트로 직원 등 모두 유죄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4년 5월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성수역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 2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이동훈 기자

2014년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추돌 사건과 관련해 서울메트로 직원 등 8명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3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김정곤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메트로 유지보수 직원 정모씨(40)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김모씨(46)에게 금고 10월을 선고했다.

또 김 판사는 다른 유지보수 직원 공모씨(60) 등 2명에게 금고 1년을, 오모씨(56)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김 판사는 서울메트로 관제사 김모씨 등 2명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신호설비 납품업체 직원 박모씨(49)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2014년 5월2일 상왕십리역 성수역 방향 선로에서 열차 2대가 추돌해 승객 388명이 부상당하고 재산피해가 약 28억원 발생했다. 피고인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업무상 과실이 합쳐져 큰 사고를 냈다는 판단이다.

우선 사고 발생 4일 전 정씨가 신호설비를 잘못 건드려 통신장애와 신호오류를 발생시켰다. 유지보수 직원 김씨는 이날 첫 열차 운행 때 신호설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조기 퇴근했다.

또 사고 당일이 돼서야 신호설비의 오류를 발견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씨로부터 오류 사실을 전달받은 오씨 등 3명도 이를 방관했다. 열차 사이 간격을 조정하는 관제사 김씨 등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사고가 났다.

재판부는 보다 근본적으로 신호설비 납품업체 직원 박씨가 안정성이 떨어지는 설비를 서울메트로에 납품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명만이라도 제대로 업무를 봤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며 "중대한 피해를 주고 지하철 2호선에 대한 불신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고 이전까지 특별한 전과나 과오가 없고 모범적으로 근무한 점, 각자 부양할 가족이 있는 점,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