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군납브로커, 방사청장 친분 내세워 돈 받았다"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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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군납 브로커 한모씨(58)가 과거에 이용걸 전 방위사업청장(59)과의 친분을 내세워 돈을 받아갔다는 '1세대 기업사냥꾼' 이성용씨(53)의 증언이 나왔다.

이씨는 자본금 없이 작전세력을 끌어모아 역할을 나누고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주식 등을 담보로 다른 기업 인수하는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현재 회삿돈 횡령 등으로 수감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31일 열린 한씨에 대한 2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한씨가 이 전 청장을 통해 국가 연구과제나 제품 납품 등을 하면 회사가 상당히 좋아진다고 해서 로비명목으로 5000만원을 줬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한씨가 갖고 있던 플라스틱 공정 관련 '가벤기술'(가스와 수분을 분리하는 기술)이 탐이 났는데 방탄헬멧과 방탄차량 등 사업이 잘 될거라는 한씨의 말을 믿고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씨는 "한씨는 자신과 중학교 동창인 이 전 청장을 (방위사업청장에) 앉혔다고 했다"며 "평소에도 한수양 전 포스코건설 사장, 김정태 전 KB국민은행장 등 유명 인사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식사 자리에도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당시 회사 직원을 통해 현금을 마련한 뒤 두 차례에 걸쳐 한씨에게 5000만원을 건넨 경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이씨는 "한씨는 (처음 건넸던) 3000만원을 강원도 정선에서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썼다고 들었다"며 "이 전 청장을 내세워 나를 속인 뒤 개인적으로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씨는 "(이씨의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도 진실된 게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씨는 "(한씨는) 내가 검찰에 제보하고 허위자백을 시켰다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맞섰다. 앞선 재판에서도 한씨는 "이씨에게서 단 10원도 받은 적 없다"고 혐의를 모두 부인한 바 있다.

한씨는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이 군 PX에 납품될 수 있도록 국군복지단 관계자에게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정 전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됐다.

한씨는 또 2013년 9월~2014년 3월 A사 제품을 군수품으로 납품할 수 있게 방위사업청 관계자에 로비를 해주는 대가로 이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한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9월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날은 정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린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7일 예정됐던 증인신문에서는 극심한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나오지 않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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