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퇴직연금 간담회' 개최…디폴트옵션 제도 논의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제도 개선과 관련해 머리를 맞댔다. 금융감독원은 1일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를 열고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등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연금제도를 통한 노후소득 보장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이나 노후안전판으로서 퇴직연금의 역할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외부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퇴직연금의 연금수령비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퇴직연금제도 발전을 위해 금융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가입자에 대한 정보제공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내부통제 및 업무절차 개선, 불합리한 관행 철폐에도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행(13개)과 증권사(13개) 보험사(19개) 근로복지공단의 퇴직연금 담당임원 46명이 참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과 보험연구원의 연구위원 2명과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준호 금감원 금융혁신국 선임국장, 권오상 연금금융실장, 윤종욱 퇴직연금감독팀장 등도 참석, 그 간의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본시장연구원과 보험연구원은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퇴직급여를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토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연구원은 디폴트옵션 제도를 통해 연금수령 단계에서의 연금화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디폴트옵션 제도란 가입자가 연금가입 이후 구체적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 기본 투자상품에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미국과 호주에서 도입된 제도로 연금수령비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보험연구원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소득원별 소득대체율 수준을 추정하고 적정 노후소득 규모와의 격차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공·사 연금의 역할분담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금융회사들은 퇴직연금의 연금수령비율 제고를 위해 연금수령시 적용되는 소득세 감면 혜택(현행 30%)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적립금의 일부만이 필요함에도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인출을 허용, 퇴직연금을 전액 해지하는 사례가 있으므로, 일정 범위 내에서 적립금의 자유로운 인출도 허용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퇴직연금제도 보완과 개선을 위한 방향으로 금감원 검사업무를 운영해 줄 것을 제안했다.

금감원은 업계의 의견을 수렴, 관계부처에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관련 검사에서도 제도와 관행개선에 초점을 투고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퇴직연금 계약이전 처리지연과 계약서류 미비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가입자별 특성에 맞는 운용방법을 반기 1회 이상 전달해 운용방법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하고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에 필요한 통계 등 근거도 명시하도록 요구했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퇴직연금 약관 개정사항을 준수하고 계열사 퇴직연금 취급시 불공정한 영업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줄 것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