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주문할게 배달 좀"… SKY의 '단톡방 성희롱'

'SKY', 이른바 명문대생들의 '카톡방 성희롱'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희롱 발언이 담긴 대화내용이 공개돼 대중의 분노를 자아내는 한편 남학생들의 징계수위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지난 1일 연세대 제27대 총여학생회 '잇다'는 "실제 대화를 각색없이 발췌한 것"이라며 중앙도서관 입구에 '여자 주문할게 배달해달라'는 등 성희롱적 카카오톡(카톡) 대화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게재했다.

3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이 카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는 "여자 주문할게 배달 좀" "여자 좋네 누구 배달 안되나" "맞선여자 첫 만남에 XX해버려" 등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적 발언과 욕설 등이 담겼다.

이밖에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민감한 애들은 민감하다"라는 등 낯뜨거운 음담패설이 오랫동안 이뤄졌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도 있었다. 학생회는 오는 8일 이 사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카톡방 성희롱 문제가 불거진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남학생들에 대한 신상을 결정했다. 고대 총학생회는 성희롱 남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성과 입학연도, 단과대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고려대에선 지난 6월 남학생 8명이 단톡방에서 1년 동안 음담패설 등을 주고 받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다만 고대의 신상공개 결정에 대해선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학생회가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데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을 뿐 아니라 처벌보다 '망신주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크다.

경찰 관계자는 "사법기관에서도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신중한 문제"라며 "학생회 등을 상대로 고소하거나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카톡방 성희롱은 다른 명문대에서도 여러 건이 수면위로 드러나며 문제가 됐다. 올해 서울대, 서강대에서 성희롱 내용이 담긴 대화가 공개됐고 2014년엔 국민대와 경희대 등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 서울대 인문대 소속 남학생들은 6개월 넘게 성희롱 대화를 나눈 사실이 총학생회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를 통해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2~8월 동기·신입생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하거나 여성혐오성 발언을 일삼았다.

서강대는 지난달 26일 입장문을 통해 올해 3~4월 카톡 대화방에서 여학생의 사진을 찍어 올린 뒤 "과방으로 데려가라" "못참는다" 등의 발언을 한 공대 남학생들에게 성교육 이수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2014년 국민대에선 '가슴은 D컵이지만 얼굴은 별로니 ○○○ 하자' 는 등의 성희롱 내용이 담긴 남학생 6명의 대화가 공개돼 논란이 됐다. 2명은 무기정학, 4명은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

경희대에선 여학생에게 성적 모멸감을 주는 대화를 나눈 남학생들에게 학칙에 따라 1∼3개월 정학 또는 근신처분 등 징계를 내렸다.

남학생들은 '사적인 대화'라고 주장하지만 이 같은 대화는 당사자가 없더라도 명예훼손(형법 307조) 혐의로 최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부터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다만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이 인정돼야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개인보단 단체, 참여자가 많을수록 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성희롱 등의 혐의로 처벌은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적인 대화 내용이나 흐름을 통해 피해자가 누군지 특정할 수 있다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명예훼손으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