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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신드롬' 그리고 '임종룡 신드롬'

[박재범의 브리핑룸]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입력 : 2016.09.05 16:10|조회 : 9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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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신드롬' 그리고 '임종룡 신드롬'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일 잘하는 경제관료로 꼽힌다. 선후배 누구건 임 위원장 얘기가 나오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열정과 실력, 거시와 미시를 겸비했다는 ‘찬사’를 듣는다. 저녁 자리를 일찍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것은 다반사다. 약속이 없을 땐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업무를 챙긴다. 일처리를 보면 굵으면서도 꼼꼼하다. 한 후배 관료는“단단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 그가 최근 힘든 날을 보낸다. 정책의 후폭풍을 맨 앞에서 맞느라 정신이 없다. ‘8·25 가계부채 대책’ 후 쏟아진 비판은 약과였다. 지난달말 ‘한진해운 법정관리’ 뒤 나온 후폭풍은 더 거세다. 마치 특급 수비수가 연이어 골을 허용한 것처럼 화살이 그를 향한다.

“(임 위원장 고민의) 70% 가량은 대우조선이다. 그 다음이 우리은행 매각일 것이다. 가계부채와 한진해운 등 현안이 나머지를 채울 거다”. 한 관료의 전언이다. 실제 그는 대우조선 해법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선배를 만나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조언도 구한다. 우리은행 매각도 정부의 민영화 의지를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민간 중심’ 대신 ‘민간에게 되돌려준다’는 표현을 직접 쓸 만큼 의지가 강하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등장할지 그는 고민한다.

그런 임 위원장에게 한진해운은 난제가 아니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두 회사를 놓고 이차방정식을 푸는 것은 상대적으로 힘들었겠지만 말이다. 구조조정의 원칙대로 하면 되는 문제였다. 그는 줄곧 한진그룹과 대주주의 책임을 강조했다. 국내외 미치는 영향, 해운산업의 파장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그는 원칙을 강조했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이 대주주다. 기업은 도의적 책임뿐 아니라 분명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

헌데 세간의 평가는 달랐다. 오히려 ‘물류 대란’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따졌다. ‘원칙을 지킨 구조조정’에 자부심을 가졌던 임 위원장은 힘이 빠졌다. 5일 기자브리핑 때 “원칙을 지키는 노력이 폄하되면 제2의 ‘변양호 신드롬’이 된다”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임 위원장과 금융당국에 쏠린다는 점이다. 마치 수술을 마치고 나온 ‘수술 전문의’에게 병상, 시트 커버, 환자복 등에 대한 주문이 쏟아지는 꼴이다. 대답할 이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는 찾아볼 수 없다. 산업정책을 책임지는 산업부, 물류를 담당하는 해수부도 마찬가지다. 웬만하면 발을 안 담그려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해수부 차관이 회의를 주재하며 나타난 게 지난 주말을 전후해서다. ‘물류 대란’이 불거지자 움직이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청와대나 총리실, 기재부도 총괄 의지가 없다. 후속 대책을 위한 회의 소집 속도나 대책 발표 시점 등을 봐도 그렇다. 어느 부처는 이미 만들어 놓은 안을 뒤늦게 내놓고, 어느 부처는 뒤늦게 만들어 부랴부랴 발표한다.

수술 필요성과 과정, 예후를 설명할 금융위원장이 바다 위에 떠 있는 화물선에 대한 해결책을 설명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다. 한진해운 수술이 이 정도인데 덩치가 한진해운의 10배가 넘는 대우조선을 수술하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변양호 신드롬’은 원칙을 지켜 수술한 이에게 수술 책임을 물은 데서 비롯됐다. 수술한 이에게 수술 외적인 책임까지 묻는 2016년 여름, ‘임종룡 신드롬’이 잉태될지 걱정이다. 그리고 ‘임종룡 신드롬’을 만드는 이들은 은근슬쩍 눈치만 보고 있는 임 위원장의 동료들일 수 있다.

박재범
박재범 swallow@mt.co.kr

정치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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