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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잃어버린 ‘장인정신’을 찾아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이후 첫 공예展 통해 장인정신 담긴 '공예' 조명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6.09.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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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출품 작가진.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출품 작가진.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훌륭하고 잘 만들어진 공산품은 많아요. 개별적인 공예가는 (공산품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다른 형태를 찾지요." (공예가 고보형)

"'푸레도기'(푸르스름한 도기라는 뜻의 궁궐용 전통 용기) 제작은 '손의 행위'예요. 오늘날 제가 하는 행위가 후세의 전통으로 남길 바라면서 작업을 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기대하진 않았어요. 내가 하는 작업이지만, 실은 내가 빛을 못 볼 것으로 생각하면서 작업한 거지요." (공예가 배연식)

우리들이 입는 모시옷을 만든다. 숟가락을 만든다. 유기나 도기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제작한다. 이 같은 공예 활동에 일생을 바친 장인들이 한 미술관에 작품을 선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2013년 개관 이후 개최한 첫 공예 전시인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이 그 무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시간을 두드리다’ 섹션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시간을 두드리다’ 섹션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한 장인이 불과 만난 금속을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과정을 담는 ‘시간을 두드리다’, 흙을 치고 밀고 당기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을 주무르다’, 섬유의 유기적인 얽힘과 결합을 담은 ‘관계를 엮다’ 등 총 3섹션으로 구성됐다. 섹션마다 2 명씩 총 6명의 작품 100여점이 선보였다.

서울관은 오늘날 공예가 지닌 의미를 찾고, 세간에서 그 의미를 잃어가는 장인정신도 되새기자는 취지로 전시를 열었다.

말 그대로 장인이 등장한다. ‘시간을 두드리다’ 섹션 출품 작가인 이봉주(90)는 방짜 유기제작의 중요무형문화재 77호 장인이다. 방짜는 두드리는 단조 기법으로 제작된 구리 78%, 주석 22%의 정확한 합금비율을 말한다. 유기 작품의 제작을 위해 용해를 시작으로 넓게펴기(네핌질), 우그리기(우김질), 떼어내기(냄질)부터 색이 드러나도록 깎아 내기(가질)의 순서를 거친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이 같은 과정을 밟아 나가며 완성한 그만의 유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섹션의 또 다른 작가, 고보형(54)은 숱한 두드림(단조)과 구부림(판금)을 겹쳐 이룬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만든 숟가락, 주전자, 워머의 형태들을 상세히 들여다보면 과장된 원형이나 살짝 빗나간 직선의 각도가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공간을 주무르다’ 섹션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공간을 주무르다’ 섹션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공간을 주무르다’에서 작품을 선보인 배연식(59)은 ‘푸레도기’를 제작한다. 직접 채취한 흙을 3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쳐 준비하고, 성형하여 초벌 없이 한 번에 1300도가 넘는 고온의 장작가마 안에서 약 5일간 소성한다. 가마 안의 온도가 상승할 때 소금을 뿌린다. 연기와 나무의 재가 기물 표면에 달라붙으면서 자연스러운 유막과 불이 지나간 자리를 남겼다.

이 섹션의 또 다른 출품 작가인 강기호(36)는 손으로 점토를 길고 둥글게 말아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코일링(coiling) 기법을 선보였다. 두께를 만들고 점토가 서로 긴밀하게 붙도록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눌러나가는 과정이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의 시간과 함께 몸이 ‘손끝의 감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관계를 엮다’ 섹션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전 ‘관계를 엮다’ 섹션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관계를 엮다’의 박미옥(57·여)은 한산 지역에서 유일한 고운모시(세모시) 짜기의 장인(한산세모시짜기 이수자)이다. 31cm 폭 한 필이 36자(21.6m)인 한산모시는 모시를 베는 것에서 짜는 일까지 약 두 달 정도가 소요된다. 한 필을 짜는 데만 4~5일이 소요되는 과정을 밟는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모시옷과 베틀이 선보인다.

오화진(46·여)은 바느질 행위에 집중한 공예가다. 전통적인 기술인 매듭 묶기부터 반복된 손바느질과 같은 행위를 통해 정해진 과정을 밟는 듯 보이나 본능적 감각의 맛이 함께 하는 바느질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내년 1월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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