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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걸레 위에 꾸민 '작은 유토피아'

[작가&작가] <16> 권용주, 손 떼 묻은 노동 현장 사물로 만든 '석부작'

작가&작가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6.09.18 07:10|조회 : 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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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가진 예술가들은 다른 예술가들의 세계를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름은 배움이다. 한 작가는 자신과 다른 예술 세계를 추구하는 또 다른 작가를 보면서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작가&작가는 한 작가가 자신에게 진정한 '배움의 기회'를 준 다른 작가를 소개하는 코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터뷰를 통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남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권용주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선보인 개인전 출품작인 석부작, 2016, 난, 시멘트, 대걸레, 빗자루 등, 168x121x41.5cm. /사진제공=권용주
권용주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선보인 개인전 출품작인 석부작, 2016, 난, 시멘트, 대걸레, 빗자루 등, 168x121x41.5cm. /사진제공=권용주

'석부작'은 돌과 식물로 '자연의 축소판'을 꾸미는 취미를 말한다. 이 취미를 가진 사람은 수석과 같은 돌을 주재료, 난과 같은 식물을 부재료 삼아 하나의 '세계', 즉 석부작을 완성한다. 그런 다음 대자연을 마주하듯 작은 석부작을 관상한다. 이 고풍스런 취미를 비틀어 대걸레에 시멘트를 바르고, 난을 얹은 '노동자'가 있다. 단 하루도 전업 작가로 살아보지 못했다는 현대 미술가, 권용주(39)가 그 주인공이다.

"저의 일상과 접점을 맺는 사물로 석부작을 만들었어요. 이를 통해 제 일상을 넘어선 상상의 세계, 저의 '작은 유토피아'를 잠시 바라보는 순간이 있지요." 자신이 만든 석부작 속 풍란에 매일 물을 주는 그는 작품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그의 석부작은 홍은동에 위치한 ‘전시 용역’팀인 ‘부업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청소 도구 등이 재료다. 권용주는 대걸레나 빗자루, 페인트 붓, 전선 등에 시멘트를 부웠다. 굳어진 ‘작은 산’ 위에서 소담하게 핀 풍란이나 이끼를 가꿨다.

그는 2002년 서울시립대 환경조각학과를 졸업한 이후 많은 부업을 전전했다. 지금도 '부업들'의 일원으로 전시 관련 의뢰를 받으면 관련 디자인이나 제작 등 업무를 하고 보수를 받는다. 이런 그는 노동 현장의 사물을 통해 그 정서도 함께 전한다.

권용주의 연경 스틸컷. /사진제공=권용주
권용주의 연경 스틸컷. /사진제공=권용주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 한 가지 일만 평생 하고 할 수 없는 노릇인데, 부업을 하는 저의 일상에서 나름의 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뿐이지요."

그는 예술도 곧 수많은 노동 가운데 하나이며 노동이 곧 예술과 접점을 맺을 수 있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미디어 아트 작업을 선보이는 무진형제는 권용주에 대해 "석부작이나 연경과 같은 작업에서 지금 우리 시대에서 노동을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설치·영상 작업인 '연경'은 약 30년 간 방직 노동자로 근무했던 자신의 어머니와 현대 태국의 방직 노동자가 주인공이다.

가내수공업 공장을 연상시키는 공간에 염색사 설치물이 있고, 그 뒤로 젊은 시절 방직공장에서 '연경' 일을 했던 작가 어머니의 이야기와 태국 현지 공장 노동자 인터뷰 영상이 선보인다. '연경'이란 실의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을 잇는 작업을 말한다.


권용주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 선보인 개인전 '석부작'은 오는 10월 2일까지 열린다.

대걸레 위에 꾸민 '작은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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