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동빈 영장청구… 법원에 쏠린 '롯데의 눈'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수 천억 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롯데의 눈'이 법원으로 쏠리고 있다.

검찰이 2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1700억원대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지난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6일 만이다.

검찰이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하면서 시선은 법원에 쏠린다.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법원의 영장이 발부될 경우 롯데그룹으로서는 대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넘게 이어져 온 경영권 분쟁을 통해 롯데는 신 회장 대신 롯데를 이끌고 갈 오너가 경영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이인원 부회장의 극단적 선택에 따라 신 회장 외에 마땅한 '2인자'도 없어 경영마비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한 임원은 "신 회장이 구속되기라도 하면 그룹의 앞날은 불투명한 실정"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일본 롯데도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와 주요 계열사의 신임을 얻어 한일 양국 롯데의 '원리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일본은 최고 경영자가 구속되면 물러나는 것이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영장이 발부되면 신회장도 이같은 관례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등기임원에서 사임해야한다는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일 양국에서 '원리더' 부재 상황은 '전체 롯데의 붕괴'와 같은 의미"라며 "롯데가 일본인의 손에 넘어간다는 일부의 우려도 허투루 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 일각에서는 검찰이 내세운 혐의가 법정에서 다툼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것이라는 희망도 나온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을 현재로서는 섣불리 예상할 수 없어 롯데그룹의 긴장감은 고조되는 상태다.

정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내심 검찰의 불구속 기소도 희망했는데 막상 영장이 청구되자 당혹감밖에 느낄 수 없다"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