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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게, 제대로 놀며 사는 마이너 이야기

[동네북] <21>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 리그의 향연'…당당하라! 백수여.

동네북 머니투데이 무하 동네북서평단 프리랜서 |입력 : 2016.09.2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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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출판사가 공들여 만든 책이 회사로 옵니다. 급하게 읽고 소개하는 기자들의 서평만으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속도와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세히 읽고 소개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모였습니다. 머니투데이 독자 서평단 ‘동네북’(Neighborhood Book). 가정주부부터 시인, 공학박사, 해외 거주 사업가까지. 직업과 거주의 경계를 두지 않고 머니투데이를 아끼는 16명의 독자께 출판사에서 온 책을 나눠 주고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네북 독자들이 쓰는 자유로운 형식의 서평 또는 독후감으로 또 다른 독자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네북 회원들의 글은 본지 온·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동네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에 선정된 책들로 구성했습니다. 인문학의 첫걸음에서 좀 더 깊은 안목까지 기를 수 있는 책들은 전국 도서관이 엄선해 추천한 ‘내 마음의 양식’들입니다.

화끈하게, 제대로 놀며 사는 마이너 이야기
"읽지 말거라. 어찌 기집애가 욕설 투성이인 책을…."

아버지 앞에선 고분고분히 물러났지만 결국 밤에 이불속에서 내쳐 다 읽었다. 그 책이 임꺽정이었다. 작기의 사상적 문제와 거취 때문에 저평가된 책. 결말이 안 나서 머리 쥐어뜯게 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책. 이 책에 대해 신랄하고 경쾌한 작가인 고미숙 선생이 임꺽정과 그 언니야~ 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엥 왜 언니냐고? 옛날에 남자 위 형제에게 부르던 호칭이 ‘언니‘가 맞는데?

게다가 이 언니들, 화끈하다. 고미숙 선생의 눈으로 본 그들도, 내 눈으로 본 그들도 참 당당하다. 응, 우리 백정이야, 당신들 말대로 마이너 인생이지. 근데 뭐? 우린 딱히 관직이나 출세나 이런 거 하고 거리가 멀어도, 우리 잘 먹고 잘 살아. 서로 도울 일 있으면 돕고, 할 일이 생기면 하고, 놀 땐 놀고. 열등감 따위는 우리 사전에 없어. 각자 특기도 적당히 있지만 꼭 그걸로 밥 먹고 살려고 아등바등하진 않아. 다만 우리 재주가 어딘가에 필요하면 쓰는 거지. 도적질? 그거야 많은 애들 거 좀 들어다 놓은 거지. 의적? 그럴 생각조차 없다고. 그냥 우리가 필요해서 했고, 우리가 삶을 살았을 뿐이야.

원작속의 말들도 참 거칠 것이 없고 구수하고 찰지다. 물론 누군가가 보기에 과한 표현들도 있지만 그 또한 묘미라면 묘미다. 홍어 냄새가 심하다고 그것이 썩은 것은 아니니까.

작가는 이들의 소설 속의 생활을 좀더 면밀히 뜯어보며 무릎을 탁 치기도 하고, 포복절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한다. 아, 이런 즐겁고 호쾌한 것이 마이너의 삶이라면 나는 기꺼이 마이너로서 살고 싶다.

화끈하게, 제대로 놀며 사는 마이너 이야기
임꺽정의 부피에 지레 질려서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는 사람들이여, 길라잡이로 이 책을 한번쯤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솔직히 나관중이 왕창 구라로 발라두는 삼국지는 참고 보면서, 우리 말 구수함이 철철 흘러넘치는 임꺽정이나 장길산을 무시하는 건 아이러니 아닐까. 수호지 영웅들의 이야기도 호쾌하지만, 우리 언니들의 이야기도 그 재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겁내지 말고 일단 한번 읽어 보시라니까는?

* 경기 한양대학교ERICA학술정보관
◇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고미숙 지음. 사계절 펴냄. 338쪽/ 1만3200원.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9월 23일 (07:5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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