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룸살롱 'YTT' 건물, 호텔로 다시 태어나다

2010년 서울 강남 세울스타즈 호텔 지하 1~3층에서 운영하던 국내 최대 규모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 전경. /사진=뉴스1

일그러진 유흥·접대문화는 접대부 500명·객실 180여 개에 달하는 거대 기업형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이란 괴물을 낳았다. 연매출 650억원·하루 고객 1000명의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사라져 정식 호텔로 다시 태어났다.

한두 번쯤 들어봤을 법한 '풀살롱'이란 말은 6년 전 서울 강남에 신축된 호텔 '세울스타즈(The seoul stars)' 지하에 위치한 초대형 유흥업소 어제오늘내일을 통해 널리 알려진 영업방식이다. 1980년대 요정이 자취를 감춘 요정 후 1990년대를 주름잡던 룸살롱에 전부를 뜻하는 '풀(Full)'이 합쳐진 신조어다.


지하 1~3층에 마련된 밀폐된 방 180여 곳에서 접대부와 술을 마신 뒤 건물 밖을 빠져나가지 않고 19층(169실) 규모 호텔에서 성매매까지 '전부' 해결한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17인승 승강기 2대와 비밀통로는 지하 술집에서 호텔로 곧장 이어졌다.

소규모·개인형태로 운영되던 룸살롱의 몸집을 키워 조직을 갖춘 기업형으로 운영됐다. 여성 접대부와 종업원(700여명)까지 더하면 1000명 넘는 인력이 동원됐고 손님도 하룻밤에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을 넘어 동양최대 규모란 말이 나왔다.

돈을 쓸어담았다. 문전성시를 이뤘고 강남권 유흥업소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주변 상권까지 변화시켰다. 2년 뒤 검찰 조사결과 8만8000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연매출 650억원 중 30억원을 탈세한 혐의가 드러났다. 이를 단속해야 할 공무원들은 두둑한 상납비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그룹이 국내 최대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이 있던 세울스타즈 부지에 오픈한 글래드 라이브 호텔 전경. /사진제공=대림그룹

당시 접대문화 규모가 급증하던 시기였다. 특히 2012년 법인 접대비가 처음 8조원을 돌파했는데 어제오늘내일이 상당부분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법인 접대비 신고액은 2010년 7조 6658억원에서 2012년 8조 7701억원으로 증가했다.

괴물은 오래가지 못했다. 문을 연지 2년 만에 경찰에 불법 성매매 등의 혐의로 실소유주 김모씨(56)와 바지사장 박모씨(50) 등이 구속됐고 실질적인 운영을 맡은 '룸살롱 황제' 이경백(44)도 덜미를 잡혔다. 당시 검찰은 이를 계기로 '강남 룸살롱'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재판 끝에 올해 2월 김씨는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벌금 30억원, 추징금 3억원이 선고됐다. 이경백은 올해 6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경백은 최근에도 유흥업계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제오늘내일과 세울스타즈 호텔을 비롯해 또 다른 성매매 장소로 동원된 라마다서울 호텔도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받았다. 세울스타즈 호텔는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2014년 107억원의 채권을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졌다.

대림그룹은 세울스타즈 호텔을 429억 2000만원에 낙찰받아 지하 3~지상 20층 210실 규모 '글래드 라이브' 호텔로 탈바꿈 시켰다. 어제오늘내일이 있던 지하에는 식음 매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