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동결에 채권 시장 안도..."장기채 비중 줄여야"

미국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채권시장이 안도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올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장기채 비중을 줄여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31bp(1bp=0.01%p) 내린 1.296%에 장을 마쳤다. 채권금리가 내린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뜻이다. 국채 5년물도 0.6bp 하락한 1.326%를, 국채 10년물도 0.73bp 하락한 1.519%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장기채를 중심으로 하락하던 국고채 가격이, 금리 동결이 확정되자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실제로 올해 5~6%의 고수익을 올리던 채권형 펀드들은 단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이다. 제로인 기준 NH-Amundi Allset국채10년인덱스자A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4%, 동부다같이장기채권(C-F)은 -1%, 신한BNPP장기국공채자1(C-r)는 -0.74%를 기록 중이다.

해외 채권 펀드 수익률도 이머징 상품을 중심으로 하락해왔다. 알리안츠PIMCO이머징로컬자(H)(C-A)는 최근 1개월간 -2.35%, KB이머징국공채인컴자A는 -2.17%, 미래에셋이머징로컬본드자1(C-F)는 -2.07%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9월엔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말 금리 인상을 예고해 대응책을 마련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를 통해 명확한 자신감을 확보할 때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은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채권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대비는 필요하다"며 "장기채의 비중을 줄이면서 듀레이션(잔존만기)을 짧게 가지고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채권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통화정책 여력이 확보된 국가를 중심으로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금리 인상 초기 국면에서는 인도와 같이 원자재 비중이 낮고 경제구조 변화가 기대되는 아시아 국가의 국채가, 이후에는 경기 회복에 따라 상품 가격이 안정적 모습을 보이면 남미,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국채 및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한다는 점에서 이번 국내 채권 금리의 하락은 일부 되돌림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장기물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는 단기 금리 하락에 근거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각국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채권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완화 의지를 확인한 이상 지금부터 글로벌 금리 상승은 채권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 후 확인된 금리레벨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채권매수가 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