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장 등 '무혐의' 판단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학생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시험 존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한양대 로스쿨 학생회장을 업무방해·강요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제공=뉴스1

사법시험 유예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주도하다 고발당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들에게 경찰이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업무방해·강요죄 혐의로 고발 당한 서울대·한양대 로스쿨 학생회장 박모씨와 한모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과 시민단체 '바른기회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박씨와 한씨를 처벌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당시 고발장에 "법무부가 사법시험 4년 유예 방안을 발표하자 해당 학생회장들이 학생 전원 자퇴서 제출, 학사일정 거부 등 집단행동을 주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집단행동에 불참하는 학생들에게 성명 공개, 지정좌석 배정 철회 등 불이익을 가하기로 결의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 같은 사실은 학생회장들이 위력으로 로스쿨 혹은 대학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학생들에게도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강요해 형법상 업무방해죄·강요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올해 3월 해당 사건을 관악경찰서로 내려보냈다. 검찰 수사지휘 아래 경찰은 고발인과 피고발인을 수차례 불러 조사했다.

조사 결과 경찰은 범죄사실을 특정하거나 구체적으로 피해 입은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방해나 강요죄 등 피고발인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고발인의 일방적인 의견 개진이라 보고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사법시험 폐지를 2021년까지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법시험은 올해 선발한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2017년 2·3차 시험만 치른 뒤 종료된다.

법무부 발표를 계기로 사시존치를 외쳐온 고시생 모임은 올해 3월 로스쿨 입학특례 논란이 불거지자 비리 교수 퇴진과 로스쿨 폐지 등을 주장하며 수차례 집회를 열기도 했다.

4월에는 정치권과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를 점거했고 서울대 정문 등 곳곳에서 삭발 투쟁까지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