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도달한 삼성카드 주가..더갈까 멈출까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온 삼성카드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효과가 주가에 반영됐고 주가 급등으로 유상감자 등 시장의 기대를 받아 온 자본 정책 시나리오에 힘이 빠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삼성카드의 주가 급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3일 전일대비 0.39% 내린 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전체주식의 5%(579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이후 삼성카드 주가는 25% 오르며 5만5300원(13일)의 신고가를 기록한 후 6.9% 하락하며 주춤하고 있다.

시장에서 이번 자사주 취득 결정을 향후 자본정책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면서 자사주 취득 효과에 더해 추가 자본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수급 효과와 자본 정책 등의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대가 꺾인 모습이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으로 단기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이어지겠지만 자사주 매입 효과가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과도하다"고 했다. 특히 당초 예정 수량만큼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23일 기준 예정 자사주 취득 수량 중 23%인 130만33753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또 주가 급등으로 시장에서 기대하는 유상감자 등 향후 시나리오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혜승 연구원은 "주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로 유상감자시 채권자 보호를 위한 절차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유상감자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여전히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 잔량이 남아 있어 우호적인 수급 상황이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통 주식수가 적어 일 평균 거래량(자사주 매입 직전 3개월)이 14만5400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가 최근 하루 20만주 안팎의 자사주를 취득하며 자사주 취득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선 삼성카드의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 그룹 입장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자본 정책을 진행할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인 삼성생명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자본 확충을 할 필요가 있는데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재편과 관련한 자금도 필요하고 반대로 삼성카드의 경우 몸집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며 "삼성카드 자본을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