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 시각장애인 1000명에 LG폰 쏜 이유

LG전자가 인도시장에 출시한 보급형 'K7'.

LG전자 (90,600원 ▼1,600 -1.74%)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현지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현지 생산을 시작한데다 2개 이통사의 유심을 끼울 수 있는 ‘듀얼유심’을 장착한 자사 스마트폰이 인도 총리의 ‘간택’을 받았다. 인도가 내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중 세 번째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전자가 이 기세를 몰아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해외 정보통신(IT) 매체 가젯360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인도 구자라트주 사마직 아디카리타 쉬비르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생일 행사에서 모디 총리가 LG전자의 중저가폰 ‘K7’ 1000대를 시각장애인들에게 선물했다고 전했다. 현지 정부 기관이 인도 총리 생일에 맞춰 LG전자에 시각장애인용 K7 제작을 별도 요청해 제작된 한정판 모델이다.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음성 지원 등 맞춤형 기능이 추가됐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애플,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이 잇달아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최대 접전지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총리가 직접 LG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LG전자의 현지화 전략이 인정받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4월 현지 공장을 임대해 보급형 K시리즈 모델인 ‘K7’(9500루피, 약 16만원)과 ‘K10’(1만3500루피, 약 22만원) 등을 현지 생산하고 있다. K7는 5인치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5.1 롤리팝 운영체제(OS)가 장착됐다. 전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 8GB 메모리, 2125mA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지원한다. 인도는 값비싼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보급폰 이용자가 많은 만큼 중저가폰에 먼저 승부수를 띄운 것. 5월에는 전략폰 ‘G5’(5만2990루피, 약 88만원)도 선보이며 보급폰과 전략폰 라인업을 모두 갖춘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영토가 넓어 이통사 한 곳이 전역을 커버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2개 이통사의 유심을 꼽을 수 있는 듀얼유심을 탑재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 모디 총리가 직접 골라 선물한 폰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현지 시장에서도 인지도 제고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인도는 오는 2017년 일본을 추월해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성이 담보된 인도시장의 매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7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27% 늘어 210억6000만달러(23조2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인도를 직접 찾아 진출 확대를 타진했고 중국 화웨이도 이달 말부터 인도에서 전략폰 ‘P9’과 중저가폰 ‘아너 5C’ 생산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