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새 끝판왕 NH 시럽카드, 혜택 받기 어려워졌네

혜택이 너무 좋아 신용카드의 새로운 '끝판왕'으로 떠오른 NH농협카드의 NH올원 시럽(Syrup)카드가 '꼼수개악' 논란에 휘말렸다. '꼼수개악'이란 카드 혜택 축소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기가 불편해졌다는 뜻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용어다.

NH농협카드가 지난 4월 출시한 시럽카드(신용카드)의 특징은 SK플래닛의 모바일쿠폰 앱인 시럽을 통해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적별로 보면 전월 △20만원 이상 사용시 1만원 △40만원 이상 2만원 △80만원 이상 4만원 △160만원 이상 8만원 △200만원 이상 10만원 상당의 모바일 현장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앱으로 내려받은 할인 쿠폰은 주유소와 영화관, 편의점 등 26개 제휴사 3만여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각각 구간별 최소 금액을 사용하면 최대 5%가 적립된다. 혼수카드로 유명한 롯데 벡스카드가 건별 15만원 이상일 때 최대 2% 포인트 적립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럽카드로 200만원 미만을 결제하면 벡스카드보다 최대 두 배 이상 혜택이 좋은 셈이다.

카드사들이 일제히 적자카드를 정리하거나 혜택을 축소해 나가는 분위기에서 나온 시럽카드는 체리피커(얌체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출시 석달 만에 10만좌를 돌파했고 9월 현재 23만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NH농협카드가 지난달까지 최대 5만원권 할인쿠폰을 나눠주다가 이달 들어 모바일 할인쿠폰을 5000원권, 1만원권으로 쪼개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혜택을 줄인 것은 아니지만 쿠폰을 쪼개면 사용할 때 제한이 생기는 만큼 이에대한 고객들의 성토가 이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주유소에선 5만원 할인쿠폰이 있으면 한 번에 5만원을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1만원권으로 나눠 받으면 중복 사용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할인쿠폰은 한 달 안에 사용해야 하는데 5000원권, 1만원권으로 나눠쓰게 되면 한 달안에 사용을 못할 수도 있다. ‘꼼수개악’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NH농협카드는 고객들의 반발에 2만원권을 만들고 중복할인이 가능하도록 방향을 바꿨지만 좀처럼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혜택을 축소한 것이 아니어서 별도로 금융당국의 신고도 필요가 없는 문제"라며 "쿠폰을 나눠쓰는 것은 SK플래닛과 협조하에 이뤄진 것이고 업종마다 나눠 쓰면 편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끝판왕 카드로 알려진 시럽카드는 고객에겐 좋지만 발급하는 측에선 사용자가 늘수록 적자가 쌓이는 애물단지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에서도 시럽카드를 우려 섞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미 벡스카드나 하나카드의 크로스마일 등은 혜택이 좋지만 연간 수십억에서 수백억 적자가 나는 카드로 꼽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H농협카드는 법인이 아닌 NH농협은행 내부조직이어서 실적보단 은행고객 유치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시럽카드는 계좌개설 등을 위한 미끼상품 역할도 있어 적자는 충분히 예상하겠지만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