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밀어내자"… 10월 아파트 분양,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00년 이후 역대 10월 아파트 신규분양 추이. /자료제공=부동산114

올 10월 아파트 신규분양이 2000년 이후 동월기준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한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9만6855가구로 2000년 이후 역대 10월 분양물량 중 최대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2만3293가구가 공급된 이번달보다는 315.8% 증가한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만5434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1만2961가구) △인천(9121가구) △세종(6208가구) △경남(5047가구) △충북(3518가구) △경북(3516가구) △강원(3218가구) △울산(3215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당초 9월에 전국 5만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추석연휴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조정하면서 10월에 신규분양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가 201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총체적 상환능력 심사제도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올해 조기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분양시장 침체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도 10월 신규분양 급증에 한 몫하고 있다.

남상우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DSR은 부채상환비율(DTI)보다 더 강력한 대출규제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으면 대출한도가 줄거나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며 "DSR이 도입되면 분양시장에 몰렸던 가수요가 일부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 4932가구 중 일반분양 2010가구가 공급된다.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146가구, 성북구 장위동에는 '래미안장위5' 87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경기에서는 안산시 초지동 '초지역메이플타운푸르지오' 4030가구(일반분양 1405가구), 안산시 사동 '그랑시티자이' 7628가구(1차 분양 3728가구) 등 대단지 분양이 예정돼있다.

남 연구원은 "수도권의 분양시장 쏠림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반면 수도권 외곽이나 최근 공급이 많은 지역들은 분양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