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상폐 여부 가르는 '운명의 주'

대우조선해양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여부가 이번 주에 최종 결정된다. 상장 유지 결정이 나더라도 연말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황을 개선하지 못 할 경우 상장폐지를 피할 수 없어 거래소와 금융당국의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35,550원 ▲800 +2.30%)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가 오는 29일 안에 결정된다. 거래소는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당일 회의 결과를 공시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권 매매거래는 48거래일 째 정지된 상태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는 대우조선해양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9일 회계처리기준 위반행위에 대한 검찰 기소 및 전직 임원에 대한 횡령·배임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유지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대우조선해양의 상장유지가 결정될 경우 주권 매매거래가 바로 재개되거나 1년 여의 개선기간을 통해 재무 건전성, 매출 지속성, 경영 투명성 등에 대한 재평가를 거쳐 재개된다.

그러나 상장적격성 심사의 벽을 넘어도 자본잠식 문제가 남는다.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총계는 17조2858억원, 부채총계는 18억621억원, 순손실은 1조1894억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거래소 상장규정에 따르면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경우 상장폐지된다. 연말까지 자본 확충에 실패할 경우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지분율 49.7%)과 금융위원회(8.5%)가 자본확충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8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당국 차원에서 대우조선해양에 하반기 자본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코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와 여론의 비난에 지원 규모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자본잠식 해소 수준의 자본확충은 가능하나 과거처럼 적극적인 추가 지원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추가 자구안을 요구하거나 향후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산업재편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우량사업부인 상선 부문과 비우량사업부인 해운 부문 등으로 분사해 구조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수주를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Sonangol)에 인도한 드릴십 2기에 대한 대금 10억달러(약 1조1082억원)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받을 예정이었으나, 소난골 경영 악화로 이 중 10%에 해당하는 1억달러(1109억원)를 합자회사(JV) 지분투자 형식으로 받게 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신규수주 규모는 10억달러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이 어려워지고 워크아웃 이상의 인위적 구조조정을 받게 된다면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다"며 "해운업 구조조정의 주체인 산업은행의 입장을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