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 오필름 잡는다..中 전략기지 본격 가동

중국 톈진의 삼우엠스 공장 전경 /사진=김건우 기자

지문인식모듈(BTP) 전문기업 크루셜텍 (90원 ▼160 -64.00%)이 중국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업체인 자회사 삼우엠스 (363원 ▼27 -6.92%)와 손잡고 중국 현지에 BTP 생산거점을 확보, 대중국 고객사 대응을 강화하고, 시장장악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 위치한 삼우엠스 제2공장에선 BTP 생산 라인 구축 작업이 한창이었다. 삼우엠스는 올해 말까지 월 200만대 규모의 BTP 후공정 라인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크루셜텍은 BTP를 내재화한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외한 16개의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BTP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크루셜텍의 BTP 매출 가운데 화웨이, 메이쥬,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중국 BTP시장은 지난해 월 1000만대 규모였지만, 올들어 월 2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중국 BTP 1위업체인 오필름 등의 거센 추격으로 크루셜텍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크루셜텍은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한 중국에서의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물량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설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


마침 크루셜텍에는 중국 톈진에 제2공장 부지를 확보한 자회사 삼우엠스가 있었다. 삼우엠스는 지난 4월 BTP의 전공정 반도체 패키징을 맡고 있는 시티패키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사업변화를 추진중이었다. 또한 톈진은 중국 스마트폰 개발의 중심축인 베이징과도 2시간 거리에 인접해 있어 고객사들의 요청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크루셜텍은 삼우엠스와 출자해 중국법인 크루셜엠스를 설립했다. 톈진 공장 구축이 마무리되면 삼우엠스는 베트남에서 BTP의 전공정을, 톈진 공장에서 후공정을 맡아 월 1200만대의 BTP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삼우엠스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케이스 사출 부문과 이익률이 높은 BTP라는 쌍두마차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철호 크루셜엠스 생산라인 구축 TF 상무가 23일 중국 톈진의 삼우엠스 제2공장에서 BTP(지문인식모듈) 생산라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건우 기자

크루셜텍은 이같은 전략을 통해 중국 BTP 시장 수혜를 삼우엠스와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 반기기준 영업이익 29억원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이익에도 불구 성장동력 부재로 증시의 관심이 적었던 삼우엠스는 기업가치 재평가의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철호 크루셜엠스 이철호 상무는 "크루셜텍의 IC(집적회로)와 알고리즘으로 BTP를 생산하면 오필름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지 생산 기지를 갖추면 내년 BTP 관련 매출이 최소 15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심 사업인 사출 사업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품질 개선으로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