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니위니' 찾아 나선 이랜드… SPA사업 확대한다

이랜드그룹이 패션, 잡화, 리빙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제2 티니위니' 키우기에 한창이다. 부동산 매각 등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티니위니만큼 안정적인 '알짜사업'을 확보해야 하락한 신용등급을 만회할 수 있어서다.

◇'알짜' 넘긴 이랜드…'포스트 티니위니' 성장 중=이랜드는 지난 2일 캐주얼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 기업 브이그라스(V·GRASS)에 1조원(59억 위안)에 매각했다. 티니위니는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액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거뒀다. 이는 이랜드가 중국 패션사업에서 거둔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중국에서 이랜드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티니위니를 매각했지만 지난해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중국에서만 5000억원의 매출을 거둬 티니위니를 앞섰다"고 말했다.

그는 "뉴발란스를 포함해 중국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브랜드만 7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랜드, 스코필드, 프리치, 포인포, 로엠 등 다양한 복종에서 티니위니를 능가할 메가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랜드는 1994년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설립하고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중국에 40개 이상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데 현지화 전략에 매진한 결과 고급 브랜드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랜드는 "티니위니를 제외해도 중국 패션 매출이 2조원으로 국내 패션 매출(1조8000억원대)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중국 내 3~4선 도시로 매장을 확장하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통해 티니위니의 빈자리를 빠르게 채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 브랜드 60개 이상, SPA 늘려 수익 극대화=이랜드는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사업을 확대해 수익 창출을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유통 단계 축소로 가격 거품을 최소화해 소비자를 공략할 방침이다.

이랜드는 스파오, 미쏘, 후아유를 비롯해 루켄(아웃도어), 슈펜(신발), 라템(주얼리), 버터(생활용품), 모던하우스(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SPA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스포츠, 내의, 아동복과 이랜드리테일 PB(자체 브랜드) 등 그룹 전체가 보유한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만 60개가 넘는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이 2020년까지 전 세계에 SPA 매장 1만 개 이상을 연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패션, 리빙, 잡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SPA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슈펜'은 현재 국내 43개 매장을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4%, 72% 성장했다. '버터'는 이달까지 매출이 176% 급증했으며 내년까지 현재보다 2배 이상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이랜드는 또 보유중인 부동산 4곳을 매각해 부채 비율을 낮출 방침이다. 최근 면세점 부지로 염두에 뒀던 합정역 인근 땅을 970억원에 매각했고 홍대, 강남 부동산에 이어 마곡 상가지구(4784㎡)도 추가로 매물로 내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티니위니 매각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부동산 매각 만으로 부채비율을 200% 초반대로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이익을 늘리는 수 밖에 없는데 그러려면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를 하루빨리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