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매각 흥행에 코웨이 웃는다

렌탈기업 동양매직을 인수하기 위한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업체인 코웨이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매직 매각이 흥행하는 이유가 렌탈가전사업에 대한 전망을 좋게 보는 것인만큼 유사한 사업모델의 코웨이 매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이날 동양매직 매각 본입찰을 마감했다.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가 대부분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매각측은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인수 후보들이 동양매직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매각 가격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5000억~6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동양매직의 매각 작업이 이처럼 흥행하는 이유는 사물인터넷(IOT) 시장 개화를 앞두고 렌탈가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이미 집안으로 침투한 정수기, 비데 등 렌탈가전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웨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웨이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로 2013년 지분 30.9%를 1조19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 이후 적극적인 수익성 강화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7월에는 '중금속 정수기' 사태까지 발생하며 코웨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더욱 악화됐다. 실제로 중금속 정수기 사태로 인한 소비자 보상 문제로 코웨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2% 감소했다. 악재가 겹친 코웨이는 결국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최근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매각을 포함한 관련 검토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코웨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후보자가 국내 렌탈가전시장 1위 기업인 코웨이에 눈길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SK, CJ, 현대백화점 등 쟁쟁한 대기업 후보군이 동양매직 인수에 실패할 경우 차선책으로 전통 렌탈사업 강자인 코웨이를 눈여겨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코웨이는 최근 중금속 정수기 사태 이후 적극적인 소비자 보상 정책을 통해 기업 신뢰 하락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중국 하이얼과 조인트벤처(JV) 설립 준비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렌탈계정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코웨이는 예상 매각 가격이 2조~3조원 수준으로 동양매직보다 덩치가 크다는 점, 또 추가적인 성장 여력에 대한 확신 여부에 따라 여전히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매직 인수전 흥행은 결국 시장에서 렌탈사업의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인 만큼 코웨이에도 나쁠 게 없다"며 "오히려 동양매직 매각이 성황리에 완료될 경우 코웨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