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화학, 대주주 지갑 채운 자사주 매입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세제 등 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미원화학 (71,500원 ▲400 +0.56%)의 70억원대 자사주 매입이 대주주 등의 지갑채우기 용도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최근 1년간 4차례에 걸친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가 급등하자 최대주주 관계자들이 잇따라 차익실현에 나섰고 미성년 주주들도 50% 안팎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원화학은 지난해 9월17일 2만3500주를 취득·소각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2월26일 2만8360주, 7월15일 3만5000주, 8월8일 4만주 등 4차례에 걸쳐 총 75억5000만원 규모의 12만6860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했다.

그 결과 4만500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했던 미원화학의 주가는 지난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마지막 취득한 자사주 4만주를 소각키로 공시한 9월8일 장중에는 사상 최고가인 9만원을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지난 9월9일 이후로는 하락세지만 지난해 9월17일 4만3300원 대비로는 여전히 61% 오른 상태다. 또 미원화학의 주식수는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8월 234만7435주에서 최종 224만주로 줄었지만 시가총액은 545억원 증가한 상태다.

문제는 자사주 취득은 중요 공시사항으로 이 기간내 내부자가 시세차익을 크게 얻었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1년내 4차례의 자사주 취득·소각으로 미원화학의 주가는 한때 최고 108% 급등했고 스톡옵션 행사와 친인척 등 최대주주 관계자들의 차익실현을 위한 장내 매도가 잇따랐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최대주주의 5살 외손자와 생후 6개월 손녀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해 최고 50%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소각은 이사회 결정이 필요한 중요 공시사항이므로 미공개 정보에 해당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시세차익을 크게 얻었다면 부당이득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원화학은 최근 1년간 시행한 4차례 모두 결정 당일 공시했고, 4건 중 2건은 사외이사와 감사가 참석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사주 취득 공시 전후인 지난해 9월1일부터 1년여간 '최대주주소유주식변동신고서'는 총 80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