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vs트럼프 1차 대전 끝…납세자료·이메일·외교정책 '난타전'

1차 TV 토론 방송화면 갈무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열린 1차 TV 토론에서 날 선 공방을 펼쳤다. 일자리 문제부터 인종차별과 이슬람국가(ISIS)는 물론 북한 핵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유권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미국 뉴욕주 헴스테드에 있는 호프스트라 대학교에서 열린 1차 TV 토론은 NBC 방송 앵커 레스터 홀트의 사회로 90여 분간 진행됐다.
관련기사☞ 클린턴, 건강문제 지적하자 "토론 준비 시간으로 활용" 응수


◇ 클린턴 "교역 지속" vs 트럼프 "일자리 도둑질 막아야"
이날 토론은 힐러리 후보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됐다. '왜 트럼프 후보가 아닌 자신이 선택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번 선거는 미국이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되길 원하는지, 우리가 함께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두 후보는 경제 문제 해법을 놓고 가장 먼저 격돌했다. 클린턴은 "(미국은) 사회기반시설과 에너지 업종 일자리, 시간당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은)더 많은 이익공유(profit sharing)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모두 발언에 나선 트럼프는 "중국이 자신들의 국가를 재건하는데 미국을 마치 돼지저금통처럼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돈을 빌려가고 있고 이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자극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했고 이는 제조업에 최악을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클린턴이 NAFTA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그건 당신의 견해일 뿐"이라며 "당신이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자신이 정점에 있는 '트리클 다운'(낙수) 경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나머지 95%와 교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클린턴 "납세자료 공개하라" vs 트럼프 "삭제된 이메일부터 공개"
두 후보는 모두 발언 직후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아버지에게서 1400만달러의 사업 자금을 받았다"며 "그는 행운아"라고 비꼬았다.

또 그가 6번이나 파산한 이력을 지적하며 비즈니스 경험이 행정부로 이전된다면 실패한 정부가 나올 것이라고 트럼프를 자극했다. 특히 트럼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납세보고서 미공개에 대해 탈루 의혹까지 제기했다.

트럼프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클린턴 후보가 삭제된 3만3000건 이메일을 공개한다면 납세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되받았다.

사업자금 지원에 대해서는 "많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고 건축과 인테리어 업체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트럼프 "방위비 분담 제대로 해야" vs 클린턴 "교역‧동맹 존중"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을 방어하는데 돈을 제대로 내지 않아 우리가 재정적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선 과정에서 거듭 주장해 온 '무임승차론' 카드를 다시 꺼내 보수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힐러리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며 "우리의 약속이 유효하고 지구촌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과거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핵무기에 대해 무신경하다고 비판했다.

힐러리는 "일본과 한국 등 우리 동맹에게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이 선거가 많은 지도자의 우려를 자아냈는데 우리의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우리가 지구촌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핵 문제에 대해 클린턴은 "트럼프의 핵무기에 관한 태도가 무신경하다"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지구온난화가 아닌 핵무기가 전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핵 위협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