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1차토론 클린턴 압승…금융시장 환호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겨룬 1차 TV토론에서 승기를 잡았다. 대선을 6주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은 약 30%에 이르는 부동표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꼽힌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날 미국 뉴욕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90분간의 1차 TV토론이 시작된 지 30여분 만에 트럼프가 클린턴의 '미끼'를 물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이 트럼프의 이라크전쟁 지지 및 부동산 사업 파산 전력, 무모한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등을 추궁하자 트럼프가 결국 냉정을 잃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클린턴이 교묘하게 트럼프의 성미를 건드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결국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여러 차례 무리수를 뒀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가 16차례 거짓말을 한 반면 클린턴은 진실만을 말했다고 분석했다.

CNN도 클린턴이 이날 첫 TV토론에서 트럼프를 수세로 몰아붙였다고 평가했다. 토론이 끝난 뒤 CNN이 여론조사업체 ORC와 함께 한 설문조사에선 62%대 27%로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부동층 유권자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 토론을 계기로 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더 세진 반면 비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에게 더 거리를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온라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시장에선 이번 토론을 클린턴의 압승으로 평가했다. 토론이 끝난 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 선물은 일제히 0.5% 넘게 올랐고 아시아 주요 증시도 오름세에 힘이 실렸다. 특히 멕시코 페소화값이 급등해 주목받았다. 멕시코 금융시장은 그동안 트럼프의 지지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그가 추진하는 강력한 반이민 정책의 주요 타깃이 멕시코이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 뒤에 달러 대비 페소화 값은 약 2% 급등했다.

한편 오는 11월8일 대선까지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는 TV토론으로 2차례 더 맞붙는다. 2차 토론은 10월9일, 3차 토론은 10월19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