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 첫날… 낮시간 배차 10분 "큰불편 없어"

지하철 파업 첫날인 27일 오후 1시30분쯤 5호선 여의도역(상일동행). 왼쪽 상단 안내 화면에 4개 정거장 사이에 도착 예정인 지하철이 없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사진=방윤영 기자

지하철 파업 첫날인 27일. 공교롭게도 이날 비가 오는 등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우려와 달리 큰 혼란은 없었다.

서울시는 이날 파업으로 지하철이 출퇴근 시간대에는 정상 운행하지만 낮 시간에는 운행 간격이 평소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오후 1시~2시쯤 5호선 여의도역과 광화문역 등 직장인의 이동이 많은 지하철 역을 가보니 운행 간격이 10분대로 늘었다.

이날 5호선 여의도역에서 열차는 배차 간격이 10분가량으로 벌어졌다. 평소대로 라면 오후 1시25분에 도착해야 할 상일동행 열차가 이날은 1시27분에 왔다. 1시31분에 예정돼 있던 다음 열차도 오후 1시36분에서야 도착했다.

여의도역에서 만난 직장인 40대 남성은 "외부 일정을 끝내고 여의도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다행히 약속에 늦을 정도로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광화문역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후 2시2분에 도착할 상일동행 열차가 8분 지연된 오후 2시10분에 들어왔다. 그 다음 열차도 2시20분에 왔다. 그 사이 2시14분 열차는 건너뛰었다.

광화문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60)는 "점심 약속 때문에 등촌역(9호선)에서 광화문역으로 이동했는데 약속시간에 5분 정도 늦었다"며 "원래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려고 계산하고 일찍 나왔는데도 늦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을 기다리는 데 10~20분, 환승 해서 기다리는 데 또다시 10~20분이 걸려 다소 불편하다"고 말했다.

덕수궁 미술관에 갔다 광화문역 지하철을 이용한 40대 여성은 "원래 이 간격으로 오는가 보다 하고 기다리고 있다"며 "낮엔 급한 일도 없고 크게 불편한 건 모르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바쁜 오전 시간대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도 적잖았다.

2호선 낙성대역에서 강남역 사무실로 오전 10시까지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씨(27)는 이날 지각했다. 최씨는 "보통 아침 9시30분쯤 출발하면 50~55분쯤 사무실에 도착하는데 오늘은 5분 정도 지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내에 사람들도 평소보다 1.5배 정도 많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오 기준 지하철 근무대상자 7805명 중 2380명이 파업에 참여해 파업 참가율은 30.5%를 기록했다. 서울메트로에서 1710명(참가율 36.9%), 도시철도공사에서 670명(참가율 21.1%)이 참가했다.

이날 출근시간대 수송량은 110만 명으로 지난주 화요일 111만명 대비 99.2% 수준을 기록해 지하철 이용객은 큰 변동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수송량 또한 전주 화요일 114만 명과 같은 수준이었다.

앞서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양 공사 노동조합 3곳은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하며 철도노조와 함께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