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몰렸다"…시내면세점 입찰 열기 '역대급'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유통공룡들이 잇따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신규 면세점 후보 부지가 모두 강남권으로 집결돼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마지막 진입 기회"…'유통공룡' 강남서 각축전 예고= 2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4일 특허신청서 제출을 마감하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호텔롯데,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 HDC신라면세점 등이 참여한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기존 사업을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면세점과 광진구 워커힐면세점을 내세워 사업권 재취득에 도전한다. 지난해 특허를 상실해 각각 지난 6월과 4월에 영업을 종료했는데, 기존 인프라를 살려 입찰에 참여할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거점으로 하고, HDC신라면세점은 인근 아이파크타워 부지를 내세울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두타면세점, 이랜드는 참여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린 가운데 면세 업계가 잇따라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면세시장의 성장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총 9억6794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5년 단위인 면세점 사업권 갱신 기간이 늘어나는 등 법 개정 가능성이 높고 시장점유율을 수성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열기를 더한 요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제도 개정으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업계에 진입하기 어려울 수 있고, 그나마 있던 몫을 경쟁자에 빼앗기지 않고 수성해야 한다는 방어적 차원에서의 판단도 있다"며 "쟁쟁한 기업들이 모두 뛰어들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끗 차이' 접전 예상…'눈치작전' 치열해=특허 신청 마감이 임박해 기업들의 '기싸움'도 치열하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운영에 우세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중소면세점 지원,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에 박차를 가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다만 그룹 검찰수사 '불똥'이 리스크로 지적된다.

워커힐면세점은 기존 사업 노하우가 강점이지만 면세점 경험을 쌓은 기업이 늘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이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특허권 재취득 의지를 다졌다.

신세계는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명동점이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에서 추가 특허취득에 도전한다. 다만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내걸었던 지역상생, 사회공헌 공약을 실행하고 중국고객 유치 마케팅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은 일찌감치 면세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면세점 단독법인을 설립했다. 후보지로 내세운 삼성동 무역센터점이 국제회의장, 도심공항터미널과 인접해 있고 입·출국 수속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인접한데다 신라면세점도 인근에 부지를 검토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서 면세사업은 첫 진출이지만 백화점, 아울렛 등 유통사업 운영역량을 앞세워 전략수립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으로 입찰에 참여할 전망인 신라면세점은 면세 사업역량을 인정받고 있지만 지난해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데 이어 추가 취득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평가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의 입찰 TF팀들이 대동소이한 업체 평가에서 차별화를 위해 '깜짝 놀랄만한' 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며 "대규모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상생, 중소기업 지원 등 획기적인 안을 내놓기 위한 정보전도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