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본입찰 흥행..CJ 제외한 숏리스트 대거 참여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가 대거 참가했다. 매각측은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이르면 이번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동양매직 본입찰에 SK네트웍스, 현대홈쇼핑, AJ네트웍스, 유니드-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이 접수했다. CJ는 이날 동양매직 본입찰 참가를 공식 부인했다.


적격예비후보가 대거 본입찰에 참여함에 따라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매각측인 NH-글랜우드 PE(프라이빗에쿼티)측은 후보들이 써낸 인수가격을 비롯해 성장전략, 임직원 고용안정 등 요소를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른다는 방침이다.

인수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매각가격인 5000억~6000억원을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다만 매각 측에서 가격만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의사가 강하지 않은데다 후보들 사이에서도 무작정 높은 가격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심산인 점은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J의 본입찰 불참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외부 플레이어 중에서도 동양매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예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키스톤PE는 인수 후보 중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도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AJ네트웍스와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매직 매각 작업이 이처럼 흥행하는 이유는 사물인터넷(IOT) 시장 개화를 앞두고 렌탈가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이미 집안으로 침투한 정수기, 비데 등 렌탈가전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매직은 최근 렌탈계정이 90만개를 돌파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모펀드 인수 이후 개선된 실적추이 및 현금창출능력 역시 동양매직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특히 2013년 480억원 수준이던 동양매직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은 2014년 600억원, 2015년 68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기업가치가 EBITDA 8~9배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예상되는 동양매직 인수가격 5000억~6000억원은 무리한 금액이 아니라는 평가다.

NH-글랜우드PE는 2014년 동양매직 지분 100%를 약 2800억원에 인수했다. 매각 작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약 2년 만에 2배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 2년 만의 재매각에 대해 다소 빠른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동양매직의 성장 여력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후보들 사이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은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매직 인수 후보들이 본업과 시너지, 혹은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알짜 매물로 꼽히는 동양매직 인수에 적극적인 건 사실"이라며 "매각 측은 늦어도 다음주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