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청문회 방불케한 해수부 국감…최은영 "내잘못 아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무릎꿇어 사죄한다고 말하고 있다. 2016.9.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양수산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국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번 국정감사를 구조조정 2차 청문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바 있다.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 해수부 국감은 전날에 이어 여당 의원의 전원 불참으로 야당 단독으로 열렸다. 지연되고 있는 세월호 선체 인양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 연장 문제를 놓고도 집중적인 질타가 이어졌다.


◇최은영 "내 잘못 아냐"…결국 무릎꿇고 사과

야당은 이날 오전에 열린 국감에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에 대해 해수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해운·물류산업을 보호해야 할 주무부처로서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후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국감 증인대에 서면서 강도높은 비난이 쏟아졌다. 최 전 회장은 결국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발언 도중 울음을 터뜨리면서 무릎까지 꿇으며 사죄했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사태와 관련해 "한진해운에 개인 재산의 3분의 1을 출연했다"며 "두 딸을 포함한 일가 재산은 10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상속세 대출금을 갚기 위해 주식담보가 잡혀있고 이번에 100억원 출연하면서 담보가 잡혀서 더 이상은 유수홀딩스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재출연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사태에까지 이른 책임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2014년 넘긴 이후 법정관리 시간까지는 경영권을 넘긴 현 경영진들이 결정한 사안이다. 내가 결정한 사항이 아니다"고 회피성 발언을 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박완주 더민주 의원은 최 전 회장에게 "진정한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전 회장은 "법정관리 전까지는 현재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 한다. 저는 (법정관리) 이전에는 부실에 따른 경영 책임으로 경영권을 내놨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을 설정할 때 제 집과 모든 자산을 담보로 내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00억원 출연으로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겠느냐. 10분의 1을 출연한 것이 진심어린 사과냐"고 말하자 최 전 회장은 "사죄 드린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사죄는 진심어리게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최 전 회장은 "진심어리게 사죄 드리겠다"면서 울면서 엎드려 사과했다. 박 의원은 "너무한 거 아니냐. 그게 사죄냐. 그렇게 한다고 피눈물이 닦아 지느냐"고 호통쳤다.

그러자 이날 농해수위 국감장에 참석한 세월호 관련자들은 "쇼하지마라. 그게 사죄입니까. 세월호 가족들을 생각하세요"라면서 최 전 회장을 비난했다.

이개호 더민주 의원도 "한진해운 경영이 어려워진 직접적 이유가 언제 발생했느냐"면서 "누가 회장을 맡고 있을 때였냐.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국감장에는 가장 가슴 아픈 세월호 유가족들이 와 있다"며 "세상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확인하셨을 것이다. 제대로 된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하엄마 "내딸 찾아주실 건가" 통곡…해수부 "인양에 만전 기할 것"

이달말 활동이 종료되는 세월호특조위의 활동연장 문제와 세월호 선체인양 지연에 대해서도 날선 지적이 나왔다.

김현권 더민주 의원은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 방식을 결정할때 기술TF의 의견을 참조하지 않고 선체 손상 가능성이 가장 큰 부력재를 이용한 방식을 사용하다 실패했다"고 말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간사는 "기술적 난점 때문에 해수부 추진단에서 예상했던 날짜가 미뤄지고 있다. 선체 인양에 의지가 있는거냐, 심지어는 뭔가 고의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등 의구심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상하이 샐비지컨소시엄도 인양작업이 상당히 오래돼 본인들도 빨리 돌아가고 싶어한다"면서 "감정적으로 빨리 진행했으면 하고 있고 긴장감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업체가 인양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이개호 더민주 간사는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조사와 명예회복에 대한 법률'의 예를 들어 "활동 기간을 설정할때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해 17명의 위원이 모두 임명되고 활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된 시점을 위원회 구성 시점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특조위의 경우 상임위원이 명 2015년 1월1일부터 조사활동이 시작됐다는 정부의 주장은 여러가지 각도에서 이해를 하려해도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오후 국감장에 참석한 세월호 실종자가족 은하엄마(단원고 실종자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변한다. 국가의 1의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오늘이 896일째 우리딸이 세월호 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속에서 정부가 찾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9명의 가족이 있다. 우리가 아직 장례조차 못 치르고 있다. 유가족이 아니다. 정부가 반드시 찾아줘야 할 국민 9명"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국감장에 참석한 관계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실종자라는 단어, 미수습자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게끔 인양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제 딸을 찾아주실 건가. 꼭 찾아주시고 유가족들이 일상생활에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해달라. 은하 친구들이, 오빠가, 동생들이 가족들이, 사는 나라. 국민의 생명이 우선시 되는 나라이길 소망한다"고 했다.

김영춘 농해수위원장은 "대통령과 정부가 약속을 하면 어떤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며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이 실천해 주길 당부드린다. 믿음이 세워지는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그게 제대로 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수부에서 '직'을 걸고 선체 인양작업을 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