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계좌 스캔들' 웰스파고 CEO, 450억원 보수 날라가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존 스텀프 웰스파고 CEO. /사진=블룸버그

고객의 동의 없이 '깡통 계좌' 200만개를 만든 불법행위 등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존 스텀프 웰스파고 CEO(최고경영자)가 약 45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못받게 됐다.

웰스파고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외이사들이 로펌을 고용해 웰스파고의 금융상품 거래 관행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텀프 CEO는 회사에 일정 기간 재직 후 받는 스톡옵션의 일종인 '언베스티드 스톡'(unvested stock) 약 4100만달러(약 450억원)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했다. 아울러 조사가 진행되는 기간엔 보수도 끊기고 올해 성과급도 받을 수 없게 됐다.

스텀프 이외에도 케리 톨스테드 지역은행 부문장이 1900만달러 상당의 언베스티드 스톡과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퇴사했다.

조사를 이끌고 있는 스티븐 샌저 사외이사는 내년 초 언베스티드 스톡과 성과급 지급 전까지 이들에 대한 추가적인 연봉 제재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웰스파고가 고객의 동의 없이 예금 및 카드 계좌 200만개 이상을 개설한 혐의로 이달 초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또 벌금과 별도로 고객 피해배상과 외부검토 용역을 위해 500만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웰스파고 직원 수천명은 불법적으로 고객에게 알리거나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200만개가 넘는 예금·카드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웰스파고가 인센티브로 직원들에게 영업실적 달성을 유도하면서 이같은 불법행위가 관행화한 것으로 파악했다.

스텀프는 지난 20일 열린 청문회에선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호된 질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스텀프가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지 않고 수익을 한푼도 반납하지 않은 점, 단 한명의 고위 임원을 해고하지 않고 시급을 받는 하급직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밀은 점을 비판했다.

스텀프는 청문회에서 이러한 불법 관행에 대해 2013년부터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웰스파고는 이와 관련해 지난 5년간 지역은행의 일반 직원 5300명을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스텀프는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데 "깊이 사죄한다"며 "우리가 고객의 신뢰를 무너뜨린 점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