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에 뿔난 중소기업계 "불매운동 등 특단 대응 고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중소기업계가 단단히 뿔이 났다. 무리한 파업 강행으로 중소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가중됨에 따라 현대차 불매운동 등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강력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공동간담회를 열고 현대차 노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대기업 노사 문제와 관련해 중소기업계가 공동으로 입장 발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는 "현대차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매년 과도한 협상 비용을 소모하는 등 내수시장 과점을 통한 영업이익을 조합원 기득권 유지에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현대차 파업 손실이 2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협의회는 "올해 파업에 따른 현대차 손실이 최대치에 달하면서 협력업체들의 이익률 감소는 물론 협력 부품업체의 경우 1일 손실액이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협의회가 28일 공동 간담회를 열고 현대차 파업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이규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br>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현대차는 수십년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의 사랑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현재는 노조가 언제든지 행동(파업)하면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 줘야 하는 노동조합의 자동차 회사가 됐다"며 "더 이상 현대차 파업사태를 좌시할 수 없어 국회와 정부에 간곡한 요청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 파업이 투자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심어줘 자동차분야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한 투자기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벤처투자업계에서 자동차산업은 투자 기피 산업으로 분류된다"며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존속성에 자신이 없고,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익이 불안정하며, 연구개발(R&D) 연속성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지속할 경우 국민과 함께 불매운동 등 특단의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아울러 정치권에 대한 각성도 요구했다. 협의회는 "경제여건 악화와 기업 구조조정 및 청년 고용절벽 심화 등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국회마저 대립과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며 "여야가 대치국면을 중단하고 경제 활성화, 노동개혁 추진을 위한 입법 지원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