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앵거스 디턴 교수 "한국은 위대한탈출 성공국가"

2015 노벨경제학상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Angus Deaton)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국은 빈곤으로부터의 '위대한탈출'에 성공한 국가로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은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효과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디턴 교수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2016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 공유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의 저자인 디턴 교수는 지난해 노벨상 수상이후 두번째 방한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개도국이 빈곤으로부터의 '위대한 탈출'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지식공유의 역할을 강조했다.

디턴 교수는 "지식과 아이디어가 한 국가가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영국, 네덜란드와 같은 선진국들은 계몽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새로운 지식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동아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성장 요인도 선진국으로부터의 원조가 아니라 선진국으로부터 유입된 지식을 현지사정에 맞추어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선진국, 다자개발은행(MDBs)으로부터 자금을 이전(transferring money)하는 전통적인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는 수원국의 경제성장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국가 간 회귀분석 비교를 통해 원조의 효과를 살펴볼 때, 소국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원조를 받음에도 성장속도는 더딘 반면 인도·중국은 경제규모 대비 원조 규모가 미미함에도 빠르게 성장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는 "국가 역량(state capacity)이 부족한 개도국은 원조를 받더라도 그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며 "원조를 통해 의료 등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개도국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제고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원조는 개도국의 개인과 국가 간 효과적인 공공서비스 계약(contract), 즉 제도의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빈곤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개도국의 제도와 정책 역량이 갖춰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공유(Knowledge Sharing)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디턴 교수는 "'위대한 탈출'을 집필하기 전에 KSP에 대해 알지 못했던 점을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자금제공을 전제로 한 기존의 조건부 협력은 개도국의 실제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워 개도국의 제도 형성을 왜곡할 수 있으나, KSP는 자금제공 없이 개도국의 현지 사정을 고려한 맞춤형 지식을 공유해 개도국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제도의 형성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1인당 소득증가와 기대수명 연장, 지난 100년 간 여성 인구의 신장(身長)이 20cm 증가한 점을 볼 때 한국의 성장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한국은 빈곤으로부터 '위대한 탈출을 달성한 대표사례'(the Champion of the Great Escape)로서 개발협력 분야에서 한국의 입지는 확고하며 이러한 한국의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KSP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에 효과적인 개발협력 수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