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장관 "석화업계, 공급과잉 품목 선제적 사업재편 나서야"

"향후 고유가 시대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석유화학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석유화학업계의 경영성과는 저유가라는 외부요인에 기인한 면이 많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 장관의 발언은 최근 저유가로 인한 수익 증가로 사업재편이 지지부진한 석유화학업계를 향해 공급과잉품목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사업재편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같은 날 오후 발표된 '석유화학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33개 주요 품목 가운데 4개 품목이 공급과잉으로 나타나고 있어 해당 품목에 대한 속도감 있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먼저 단기간 설비 조정이 필요한 품목으로는 테레프탈산(TPA)와 폴리스티렌(PS)이, 추가 증설 없이 고부가 품목으로 조기 전환이 필요한 품목은 합성고무(BR, SBR)과 폴리염화비닐(PVC)가 지목됐다.


주 장관은 특히 TPA에 대해 "불과 5년 전만해도 수출액이 45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대표적인 효자수출품목이었으나, 최근 중국 자급률이 100% 이상 상승한 이후 수출이 70% 가량 급감한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이라면서 "관련 업계에서 조속한 설비 통폐합 등 사업재편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선제적인 설비 통폐합 등 사업재편에 나서는 업체에는 '기활법'에 따른 세제, 금융 연구개발(R&D) 등 인센티브와 함께 공정거래법상 절차 간소화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주 장관은 "석화업계도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현재 2%에 미치지 못하는 R&D 비중을 일본 등 선진국 6% 수준으로 확대달라"고 당부했다.

이에대해 허수영 석유화학협회 회장(롯데케미칼 사장)을 비롯한 업계대표들은 금번 컨설팅이 개별 업체의 관점이 아닌 산업 전체적인 관점에서 우리 석유화학산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나가야 할 방향을 조망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허 회장은 "저유가 상황에 안주해 원가 절감과 효율 개선 노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앞으로 범용제품에서 벗어나 기능성 화학소재와 고부가 정밀화학제품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고, 업계의 ‘컨설팅 보고서’를 참조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오는 30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