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놓고 고민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IBK기업은행이 올 4분기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는 시기와 범위를 확정하지 않아서다.

IBK기업은행_로고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연내 최대 3000억원까지 추가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일 올들어 은행권 최초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이후 두번째다. 기업은행은 당시 10년 콜옵션 조건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2900억원과 5년 콜옵션 조건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100억원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10년 콜옵션 조건이 3.16%(국고 10년 +1.6%), 5년 콜옵션 조건이 2.80%(국고 5년+1.4%)로 역대 발행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중 최저였다.

기업은행은 올해 1조원 규모의 조건부 후순위채와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등 코코본드를 발행해 연말까지 12.4%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유지할 계획이었다. 지난 4월 4000억원의 조건부 후순위채와 지난 20일 3000억원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추가로 남은 발행 금액이 3000억원이다. 이는 기업은행의 올해 당기순이익을 1조원, 배당성향을 30%로 예상했을 때 배당금으로 빠져나가는 3000억원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당국이 대손준비금도 보통주 자본으로 일부 인정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에 변동이 생겼다.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받으면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3000억원까지 발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대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중소 협력업체들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올 상반기 대손준비금을 2358억원으로 크게 늘려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2조103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 상반기 대손준비금은 전년 동기 885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대손준비금이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되면 자본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데 대손준비금 가운데 얼마를 언제 자본으로 인정해줄지 확실하지 않아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의 추가 발행 시기와 규모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