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닥 반등은 윈도드레싱 효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고 3분기 실적도 연일 하향되는 가운데 코스닥이 조용히 반등하고 있다. 분기말 결산을 앞둔 기관 투자자의 중소형주 수익률 게임에 힘입어 낙폭을 회복해가는 흐름이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76포인트(0.47%) 내린 2053.06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113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1.23포인트(0.18%) 내린 686.76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최근 10거래일 중 7거래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투자심리도로 보면 70%로 시장 열기가 상당히 달아오른 상태다. 삼성전자가 이끄는 코스피 대형주 쏠림에 650대까지 하락했던 코스닥이 소리없이 680선까지 올라선 것이다.

코스닥 반등을 이끈 주체는 외국인과 연기금이다.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코스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며 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형주 급락의 주범으로 꼽혔던 연기금은 누명을 벗으려는 듯 22일부터 순매수로 전환,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형님 코스피 주춤하니…코스닥 '두각'=대외적으로 코스닥 반등에 힘을 실어준 것은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이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 거래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중소형주에 악재로 꼽히고 반대로 금리 동결은 중소형주 투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9월 둘째주부터 이미 미국의 9월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기정사실화되며 중소형주에 대한 부정적 투심은 서서히 개선돼 왔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에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다. 최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로 코스피가 수급 버팀목을 상실한 것도 중소형주 수급 개선에 기여했다.

특히 분기말을 앞두고 중소형주 펀드가 윈도 드레싱(결산기 기관투자자들의 수익률 관리)을 통해 치열한 수익률 게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코스닥 반등을 뒷받침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말인 이번 주까지는 윈도 드레싱 효과로 낙폭이 컸던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달 초 금융당국이 인위적인 윈도 드레싱으로 주가를 조작한 펀드매니저 2인에 대한 징계에 나서면서 3분기 말 기관의 윈도 드레싱은 상대적 강도가 약할 전망이다.

◇코스닥 반등, 언제까지=과도하게 하락했던 코스닥은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추가 반등을 확신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10월 들어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될텐데 코스피와 비교해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해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3분기 예상 순이익은 전년비 42.2%, 39.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코스닥의 반등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증시에서 매수 여력이 있는 외국인과 연기금의 9월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휴젤 (200,000원 ▼5,500 -2.68%) CJ E&M 오스템임플란트 유진테크 메디톡스를 가장 많이 샀다. 업종으로 보면 바이오가 많았고 휴젤의 순매수 금액은 1000억원을 상회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연기금은 에스티팜 AP시스템 SK머티리얼즈 CJ E&M CJ프레시웨이를 많이 샀는데 종목당 순매수 금액은 100억원을 밑돌았다. 기관 전체로는 AP시스템과 CJ E&M SK머티리얼즈가 순매수 1~3위를 차지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대선기간까지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우호적일 것"이라며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결합돼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