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이어 동양매직도 포기…CJ그룹 투자전략 바꿨나

CJ그룹이 한국맥도날드에 이어 동양매직 인수까지 포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현 회장 특별 사면 이후 CJ그룹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상반된 행보여서 투자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는 지난 14일 한국맥도날드, 27일 동양매직 인수 본입찰에 잇따라 불참했다. 한국맥도날드와 동양매직은 올 하반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손꼽히는 알짜 매물로 CJ그룹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종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맥도날드' 이어 '동양매직'도 포기…M&A 전략 변했나=CJ그룹이 한국맥도날드와 동양매직에 관심을 보인 것은 유통·외식 사업과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 사면 전부터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등 수개월 간 인수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 회장 사면 후 진행된 본 입찰을 모두 포기하는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CJ그룹 관계자는 "맥도날드와 동양매직의 인수 가격과 계열사간 시너지 등을 꼼꼼히 분석한 결과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본입찰에 나서지 않았다"며 "향후 좋은 매물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M&A 시장 큰 손으로 주목받아 온 CJ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투자 전략 변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M&A 투자를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통운처럼 그룹 성장에 도움이 되는 알짜 매물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고 귀띔했다.


SK텔레콤 (51,300원 ▲400 +0.79%)에 CJ헬로비전을 매각해 1조원을 조달하려던 자금 계획이 빗나간 것도 한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동양매직을 인수하려던 것은 CJ오쇼핑 (76,300원 ▲1,300 +1.73%)과의 사업 연계를 염두에 둔 것이었는데 CJ헬로비전 매각 불발로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맥도날드와 동양매직 매각가가 모두 5000억~6000억원대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CJ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 투자 내년 이후로…물류사업 M&A는 열어놔=이 회장이 풀려나긴 했지만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하기 전인 만큼 굵직한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룹의 자금 역량을 분산하지 않고 모아 뒀다가 이 회장 복귀 후 M&A 등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회장은 다음 달 말 유전병 치료와 현장 점검을 위해 미국으로 나갔다가 연말쯤 귀국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내년 2~3월쯤 경영에 공식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는 CJ가 무리해서 M&A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에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만큼 다소 무리해서라도 M&A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CJ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물류사업에 대한 투자 가능성은 열어뒀다는 해석이다. 국내 1위 종합물류 회사인 CJ대한통운은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1조원대 대형 물류 회사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