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사시폐지·변시횟수제한…헌재의 선택은?

서울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 인근에 학원 수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뉴스1

로스쿨 학생들이 2015년 12월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사시 폐지를 촉구하며 릴레이 도보 대장정에 앞서 출범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헌법재판소가 29일 오후 2시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변시법)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여부에 결정을 내린다. 이날 5년내 5회로 제한된 변호사시험(변시) 응시규정 관련 헌법소원에 대한 결정도 예고돼 헌재 판단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시 원서접수 임박…헌재 결정 10월말 이전 나와야


법조계는 헌재가 사법시험 폐지 관련 위헌심판과 변호사시험 횟수제한에 관한 결정을 같은 시기에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두 사안 모두 내년 초 시험을 위한 원서접수기간이 곧 임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호사시험 접수가 시작되는 오는 10월 말 이전에는 결론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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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에 간 변시 5회 응시제한…쟁점은?[the L 리포트][헌재 난제 사시폐지·변시횟수제한]②"낭인 발생은 법무부 기득권보호 탓" vs. "횟수제한은 필요악")



사시존치를 위해 활동하는 고시생모임 등은 헌법소원을 청구해 변시법 부칙 제2조에 규정된 사시폐지와 제1조의 폐지일자(2017년 12월31일)가 헌법상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부칙은 지난 2009년 로스쿨 개원 직후 국회가 변호사시험법을 제정하면서 이미 결정돼 있던 사시폐지에 관한 경과조치를 담은 내용이다.


그간 변호사단체와 고시생모임 등은 주로 국회를 중심으로 사시존치활동을 해왔고 동시에 헌재에 위헌성 판단도 청구했다. 현재까지 국회에서의 변호사시험법 개정을 위한 사시 존치활동은 성과가 없었지만, 헌재가 만약 사시 폐지 부칙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다면 일시에 사시존치가 이뤄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시폐지·변시횟수제한…'따로 또 같이' 이유는?


이날 동시에 결정될 변호사시험 5회 응시제한 규정은 사시폐지와는 별도의 내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연결돼 있다. 내용상으론 '로스쿨 졸업이후 5년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제7조 제1항에 대한 판단이지만 사시폐지가 위헌이라면 변호사시험 응시횟수도 사실상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두 사안의 청구인들이 각각 사시와 변시 수험생들로 전혀 다른 집단이지만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주요 근거로 쓰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같은 권리를 근거로 각 시험을 계속 보게 해달라는 주장을 하는 셈이다.

사시폐지와 변시 5회 제한은 법리적으로 연결된 문제가 아니고 독립된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사시폐지는 곧 변시로의 법조인 선발 단일화로 연결돼 있어 실질적으로는 연결고리가 있다. 게다가 사시폐지측 일부 변호사들이 변시 5회 응시제한에 걸린 1기 로스쿨졸업생들을 지원하며 그들을 위해서라도 사시존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복잡한 구도다.


◇법전문가들 "사시폐지는 합헌예상…변시횟수제한은 점치기 어려워"

법조계에선 헌재가 사시폐지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로스쿨이 8년간 운영되며 정착단계에 들어 섰고 사시폐지는 이미 예정된 지 10여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가 사시폐지에 대한 결정권은 사실상 입법권 영역이라고 보고 국회로 넘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일각에선 헌재가 '뜨거운 감자'인 사시폐지 판단을 국회에 떠 넘기는 정치적 결정을 내릴수 있다고 본다.

헌재가 단독으로 큰 부담감을 지면서도 사시폐지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릴 경우 국회는 큰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발의돼 있는 사시존치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필요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본권의 수호자인 헌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면 사시존치 활동 명분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변시횟수제한에 대해선 예상답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다만 청구인측 관계자는 예상보다 이른 결정시기를 두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변시 원서접수가 10월말 시작되므로 그 이전에 결정이 나오리라는 예상은 가능했지만, 접수까지 한달 이상 여유를 둔 결정은 법무부가 관련 준비를 할 수 있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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