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주목한 미래기술 화두..'뇌·메모리·인공지능'

'살아있는 뇌 안에서 기억의 흔적을 촬영'
'10나노 이하의 메모리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소자 기술'
'특정 상황에 일부 오류를 허용하는 인공지능 메모리'


삼성이 29일 올해 하반기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지원할 기초과학, 소재기술,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연구과제 28개를 선정, 발표했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살아있는 뇌 안의 기억흔적 영상기술 연구'(서울대 박혜윤 교수, 40세) 등 14개 과제가 선정됐다.

'뇌 안의 기억흔적 영상기술' 연구는 살아있는 동물의 뇌 세포 내에서 발현되는 Arc mRNA(학습이나 기억과 관련된 분자 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유전자)를 실시간으로 영상화하는 기술을 개발, 기억흔적의 변화 등을 정량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은 이번 연구가 성공할 경우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진단과 맞춤치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재기술 분야에서는 차세대 초고집적 반도체 소재 기술인 '상온 스핀 소용돌이를 이용한 초고속 저전력 메모리 소재 연구' 등 8건이 뽑혔다.


올해 27세인 우성훈 KIST 박사가 주도하는 '메모리 소재' 연구는 메모리 반도체를 10나노(nm) 이하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학계 및 관련 업계는 매우 안정된 상태의 스핀 소용돌이인 '스커미온'(Skyrmion)의 유무에 따른 저항 차이를 이용해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한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저온에서만 관찰할 수 있었던 '스커미온'을 상온에서 발생·이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자성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표다. 연구가 성과를 거둘 경우 차세대 고집적 반도체 소재의 기반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ICT 분야에서는 고성능 저전력 딥러닝 하드웨어 구현을 위한 근사적 메모리(Approximate Memory) 구조(서울대 이혁재 교수, 51세) 등 6건이 선정됐다.

'근사적 메모리' 연구는 데이터의 중요도 혹은 시스템의 상황에 적응해 일부 오류를 허용하는 구조를 개발하는 과제다. 삼성은 이 기술이 개발될 경우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딥러닝(Deep learning)의 정확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실행시간과 소비 전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완료된 과제를 대상으로 과제의 성과, 연구진의 역량, 향후 계획의 독창성과 산업에 미치는 임팩트 등을 심사해 후속 지원 과제를 선정하고 있다.

2014년 지원과제로 선정됐던 김진태 교수(건국대)의 '단백질 기반 플레시 메모리 연구 과제'는 지난 2년간 지원을 받았으며, 1단계 연구 성과가 우수해 이번에 후속 지원을 받게 됐다.

김 교수는 "이번 후속 지원을 통해 단백질 메모리의 가능성을 확보하고, 원천 디바이스 구현, 특허 확보 등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부터 10년 간 총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국가 미래기술 육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2013년 8월 프로그램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272개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자유공모 지원과제는 온라인으로 수시 접수해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선정한다.

2017년 상반기 지원과제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www.samsungstf.or.kr),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홈페이지(www.samsungftf.com)를 통해 올해 12월16일까지 접수하고, 내년 1월 서면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