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OPEC 합의, 정유·화학·건설주 '들썩'

예상밖의 산유국 감산 합의가 지지부진했던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9일 오전 11시35분 현재 전일대비 15.44포인트(0.75%) 상승한 2068.50을 기록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28일(현지시간) 알제리 국제에너지포럼에 열린 비공식 회동에서 감산에 합의한 것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OPEC, 합의는 했으나...=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OPEC은 현재 하루 3324만배럴 산유량을 3250만배럴로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감산 합의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회동 전부터 이란의 비협조로 정책적 합의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를 뒤집는 결과가 나오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6%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누가 얼마나 산유량을 줄일지 합의가 구체적이지 않았고 이란이 OPEC의 감산을 인정하면서도 이란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점은 부담이다. 오는 11월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공식 총회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인데 각국의 합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산유국의 향후 합의안 실행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투자자 경계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11월 총회까지 세부안 도출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난항도 향후 유가 변동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외인 순매수 불러올까=국제유가 급등 소식에 화학 정유 건설주들이 상승세다. 대우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상장지수채권),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등 원유 관련 파생상품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108,400원 ▼2,200 -1.99%)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대비 9000원(5.86%) 오른 16만2500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S-Oil (77,400원 ▲1,300 +1.71%)과 GS (43,450원 ▼1,300 -2.91%)는 각각 3.48%, 1.33% 오름세다. LG화학 (372,000원 ▼6,000 -1.59%) 롯데케미칼 (98,700원 ▼1,600 -1.60%) 등 화학주도 1.03%, 3.60% 상승중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경우 8월말 저점을 찍고 반등을 꾀하고 있었던 터라 이날 감산 합의가 주가 상승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주가 방향성과 달리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3분기 실적 추정치는 연일 하향 조정중이다. 3분기 유가 하락과 원화 강세를 반영한 결과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5949억원으로 3개월전 5385억원에 비해 6.83% 하향조정됐다. S-Oil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3484억원으로 3개월전 3662억원보다는 4.85% 낮춰진 상태다.

그러나 계절적 수요 증가 시기 진입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있고 높은 배당 수익률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매수 적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SK이노베이션과 S-Oil을 동반 순매수했다.

정유 화학주와 함께 대림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등 건설주도 2~4%대 오름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산유국들의 플랜드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통상적으로 달러 가치는 유가와 반대 방향을 띤다는 점에서 유가 상승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를 강화시킬 수 있다. 유가 상승으로 신흥국 중심의 산유국 통화 가치가 올라갈 수 있고 이는 신흥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유가는 외국인의 순매수와 상관관계가 높기에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3분기 이익 추정치의 지속 하향조정에 따른 부담감과 연중 최고치를 앞둔 차익실현 매물 출현 가능성으로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