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보류 논란(종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서울시가 정부가 주도하는 성과연봉제를 산하 투자기관에 일방적으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가 사실상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중점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산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9일 오후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 등 서울시 투자기관과 성과연봉제를 노사 합의로 추진키로 합의하면서 집단 교섭을 전격 타결했다. 서울시와 노조는 성과연봉제를 노사 합의로 추진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노조가 성과연봉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서울시 투자기관에서는 사실상 성과연봉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사 합의로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파업도 공식 종료됐다. 노조가 파업 종료를 선언했지만 인력, 열차 운행 일정 등의 재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 정상운행은 30일부터 이뤄진다.

그러나 코레일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고 있어 코레일이 운행하는 1·3·4호선과 분당·경의중앙·경춘선 등에서는 여전히 승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3․4호선에 대해서는 증편 운행도 검토키로 했다.

이날 노사는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연봉제의 도입 여부는 노사합의로 결정하고, 저성과자 퇴출제 등 성과와 고용을 연계하는 제도는 시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또 지방공기업의 자율경영 및 중앙정부 공공기관과의 처우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키로 합의했다.

서울시와 노조는 전날 열린 사후조정 집단교섭회의에서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쟁점 부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열린 제4차 본 교섭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노사 합의로 결정키로 상호 합의함에 따라 최종 협상이 타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추진하겠다는 결정이 성과연봉제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절대 아니다"며 "성과연봉제를 도입을 하는 방법이 이사회 의결과 노사 합의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근로자들의 임금체계 변경과 같은 중요한 결정을 이사회 의결로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어 서울시는 성과연봉제를 노사합의로 추진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개별 기관별로 협의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